[스팍/커크 영픽 추천] You Could Call It Love

You Could Call It Love by toyhto
45790 words

5년 탐사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며 우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던 커크의 집에 본부에서 연구를 하느라 바쁘던 스팍이 찾아온다. 스팍은 커크가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으로서 다시 한 번 5년 탐사를 나가게 되었고 자신은 연구 때문에 커크와 함께 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커크는 스팍을 데려가기 위해 스팍에게 결혼을 제안하고 스팍도 이에 동의한다. 그러나 스팍을 승선시키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던 이 결혼이…

아, 오랜만에 번역하고 싶은 픽을 만났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좋아하는 여러 클리셰 중 하나인 ‘선 결혼/후 연애’ 크으~!! 소재로 먹고 들어가는데, 육체적 묘사보다 감정 중심 묘사를 선호하는 것조차 내 취향이야… 그냥 다 내 취향이야 ㅠㅠㅠㅠ 좋은 부분이 많아서 발췌 번역도 힘들었다 ㅠㅠㅠㅠ 이 장면도 좋고, 저 장면도 좋고 ㅠㅠㅠㅠ

이 픽은 TOS의 스팍/커크를 상정하고 쓴 건데, 내가 파는 AU 스팍/커크로 봐도 전혀 문제 없었다. 나와 같은 클리셰 성애자들이라면 분명 좋아할 픽!!! (작가의 모국어는 핀란드어인데, 영어를 캐잘함…)

 

+
“함장님?”

스팍의 진지한 목소리에 짐은 의자에 앉아 창밖으로 바라보던 밤하늘과 그곳 어딘가에서 스팍과 함께 두던 체스 시합을 생각하느라 여전히 현관에 선 채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부르지 마.”

짐이 분위기를 풀어보려 웃었다.

“이제 난 네 함장이 아니잖아.”

“엄밀하게 따지면 그 말이 사실이겠지만 전 저희 관계를 고려해 말씀드린 겁니다. 아직도 제가 모시는 함장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

짐은 그 문제를 나중에 따지기로 했다.


I cannot stop thinking about you as my Captain.
My Captain. 스팍이 말하면 유난히 더 로맨틱하게 들리는 말.

 

 

+
“짐.”

스팍은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복도에 서 있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 결혼은 중지시키죠.”

짐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집에 도착한 건 고작 3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짐도 아직 충분히 진정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당황한 스팍을 이대로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스팍.”

짐이 자세를 바로하고 스팍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리 관계가 결혼할 만큼 친밀하지는 않다는 뜻이야?”

스팍이 짐을 노려보았다.

“함장님,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닙니다.”

“그럼,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는 거야?”

“절대 아닙니다, 함장님. 하지만…”

“아니면 다시 한 번 5년 탐사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바뀌었다는 건가? 지구에 남고 싶을 수도 있고, 다른 함장 휘하에서 근무하고 싶을 수도 있지.”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스팍이 급히 숨을 삼켰다.

(중략)

“스팍. 내가 너 없이 출항했으면 좋겠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 나랑 결혼하는 게 싫은 거야?”

스팍은 체스에서 졌을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함장님. 싫지 않습니다.”

“다행이야. 나랑 결혼하기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건 알겠지?”

짐이 숨을 멈췄다. 스팍이 짐을 바라보았다. 짐도 스팍을 바라보았다. 실내는 숨 막힐 정도로 고요했다. 스팍에게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짐’이라고 말할 충분한 시간을 줬음에도 스팍의 입이 굳게 다물어진 것을 본 짐이 입을 열었다.

“됐어, 그럼.


거짓말을 못해서 순순히 대답하는 스팍이 사랑스럽다 ㅠㅠㅠㅠ 커크, 이 복 받은 녀석 ㅠㅠㅠㅠ

 

 

+
“본즈?”

“내가 있다는 걸 기억해 줘서 참 고맙다.”

본즈가 한숨을 쉬었다.

“스팍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냅다 입술 박치기부터 해서 스팍이 놀란 거야, 아니면 허락 받고 한 거야?”

“물어는 봤지. 입 맞출 테니까 싫으면 물러나라고 말했다고.”

본즈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스팍도 네가 입 맞춰 주길 바란 거네.”

“아니야.”

짐이 얼굴을 구겼다.

“아니야?”

본즈가 눈썹을 잔뜩 구기며 되물었다.

짐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음, 그랬으면 스팍의 표정이 어땠을지 안다고. 근데 아니었어.”

“스팍이 거절했어?”

“아니. 근데 스팍도 나한테 입을 맞추는 게 아니라 그냥…”

“짐, 환장하겠다. 네가 입 맞췄을 때 스팍이 어떻게 했는지 말할 생각을…”

“아무 것도 안 했어.”

“음, 스팍답네.”

본즈가 팔짱을 꼈다.

“짐, 묻자마자 후회할 질문이라는 건 아는데, 의사로서 안 물을 수가 없다. 입 맞추니 좋든?”

짐이 눈을 깜박였다.

“어떻게 그런 걸 물어.”

“왜 못 물어. 그리고 물어봤잖아. 대답해.”

“그냥 걔 입술에 닿은 거야. 내 입술이.”

“입맞춤이네.”

“진짜 잠깐이었어. 걘 느낌도 없었을 걸.”

“짐, 아, 빌어먹을. 너 평소보다 상태가 더 이상해. 그러니까 네가 입을 맞췄는데 좋았다는 거잖아. 그러면 된 거지.”

“좋았다고는 안 했어.”

본즈가 한숨을 쉬며 눈썹 두 개를 치켜 올렸다.

“진짜 순식간에 끝났어. 좋았는지 어땠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래. 내가 아주 천천히 말해줄게. 네가 스팍한테 입을 맞추고 싶었고 스팍도 네게 입을 맞추고 싶었던 거면 네가 좀 놀랐다는 것 말고는 아무 문제도 없어. 그러니까 이제 가서 스팍이랑 얘길 하든가 해.”

“스팍이랑은 얘기 못해.”

“일단 내 의무실에선 나가라고. 하루 종일 여기에 붙어 있냐.”

짐이 일어섰다.

“그래. 근데 본즈. 내가 스팍한테 입을 맞췄다니 그게 믿어지는…”

“믿어지니까 잘 가라.”


클리셰라면 환장하는 본즈가 나와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내가 실수하면 알려줘.”

짐이 손끝으로 스팍의 손마디를 문질렀다.

“조금도 실수하실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장님.”

함장님이라, 짐이 생각하며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도록 스팍의 손을 뒤집었다. 그래, 좋아.

“조금도? 정말? 확률로 따지면 어느 정도지, 연구 장교?”

…”

스팍이 입을 열었다. 짐은 손끝으로 스팍의 손금을 따라 그렸다.

“가능성은 72… 하고도… 어…”

“뭐라고? 연구 장교?”

“저는… 정확한 가능성을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지금은요.”

“안타깝네.”

(중략)

“그때쯤이면 저도 침대로 갈 겁니다. 잠들기 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군요. 함장님이 새로운 시간 왜곡 이론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전부터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

 


Captain이 아니고 Sir인데 어떻게 옮겨 ㅠㅠㅠㅠ 아무튼, 원래 금욕적인 친구가 흐트러지는 모습은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법. 이 소설에서 제일 에로틱한 부분을 시작 부분만 옮겨봤다. 커크와 스팍이 이성 잘 챙기며 서로를 위하려고 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근데 이성을 너무 잘 챙겼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에로틱하고 훈훈한데 웃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분위기 어떡할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팍/커크 영픽 추천] You Could Call It Love”에 대한 2개의 생각

  1. 아앜ㅋㅋㅋㅋㅋ둘다 귀여워요ㅠㅠ 역시 선결혼 후연애 소설들은 아웅다웅하는 감정흐름이 더 잘 나타나서ㅠ 읽으면서 심장이 쫄깃거리는 게 좋아요ㅠㅠ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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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아요 맞아요!!! 선결혼 후연애 좋아요 ㅠㅠㅠㅠ (뭐는 싫으니)
      제가 사건사고가 많은 것보다 감정흐름이 잘 나타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추천하는 소설이 좀 비슷비슷하긴 한데, 그래도 매번 좋아서 어쩔 수가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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