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오래 앉아 일하는 사무직인데 운동을 안 했더니 허리가 무너져서 급기야 도수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을 지경이 됐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코어 근육 발달과 자세 교정에 좋다는 발레를 시작했다. 마침 집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에 발레 학원이 있어 수강료를 문의했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저렴해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여름도 지나가고 레오타드만 입기에는 추운 계절이 됐다. 덕분에 여태 등록할 때 학원에서 산 기본템만 쓰다가 처음으로 발레용품을 알아보았다. 발레 가디건 중에서는 레페토의 가디건이 참 예뻤지만 가격이 거의 15만원이라 구경만 했고, 레오타드도 하나 더 살까 했더니 예쁜 건 다 비싸더라. 배보다 배꼽이 클 순 없다는 생각으로 얼른 정신을 차리고 어깨와 팔이 드러날 정도로 시원한 네크라인에, 얇고, 동작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몸에 붙으면서, 길이는 너무 길지 않은 긴팔 면 티셔츠를 2장에 10800원, 무료배송으로 구매했다. 이왕 장비 구매를 시작한 김에 끈이 길고 신축성이 없어 늘 불편하다고 느꼈던 발레 스커트도 마련했다. 알아보니 스트레치 밴드를 사용한 것과 밴드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 있는데, 이것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래도 비싼) 스트레치 밴드를 사용한 것을 선택하고 대신 여러 개 구매해 나의 밋밋한 기본형 블랙 레오타드에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새 레오타드는 겨울이 지나고 다시 날이 따뜻해질 때 사는 걸로…
발레 수강 목적이었던 허리 통증 완화는 이미 달성해서 최근에는 의자에 오래 앉아 있거나 맨바닥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도 허리가 예전만큼 아프지 않다. 심지어 배에 힘을 주면 근육이 꿈틀거리는게 보일 만큼 복근이 발달하기도 했다. 어제는 허벅지 잡고 윗몸 일으키기를 30회나 했는데 숨도 가빠지지 않더라. 힘이 남아돌던 고3 때도 힘들어 했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경미하게 있던 오십견도 언제 있었냐는 듯 싹 나았다. 이제 내 발레 목표는 토슈즈를 신는 거다. 그때까지 계속 발레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