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it Friendship, Call it Family, Call it Love by itrieddontjudgeme
12636 words
폰파가 찾아와 조용히 죽기를 결심한 스팍과 그 꼴을 두고 보지 못하는 짐의 이야기. 폰파 픽인데 짐이 더 박력 있어서 끙끙 앓게 되니까 봐 주세요.
보통 영픽 번역 끊어서 올리는 분량이 한글 2014 기본 설정 기준 A4 8페이지인데 발췌만 11페이지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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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it Friendship, Call it Family, Call it Love by itrieddontjudg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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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파가 찾아와 조용히 죽기를 결심한 스팍과 그 꼴을 두고 보지 못하는 짐의 이야기. 폰파 픽인데 짐이 더 박력 있어서 끙끙 앓게 되니까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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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My Loneliness (39,272자)
비욘드 이후, 5년 탐사의 종료가 멀지 않은 시점에 스팍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보내지 못하고 몸으로 부딪치는 커크와, 커크 곁을 지키고 싶은데 자꾸 거리를 두니까 몸이라도 부딪치는 스팍의 이야기.
Farewell Letter
문자 그대로 정해진 일과가 되어버린 업무를 마친 뒤 샤워를 하고 커피를 새로 내린 다음 문서 파일 하나를 패드 화면에 띄웠다. 이미 몇 번이고 퇴고한 문서지만 그 속에 포함된 이름과 직함을 눈에 담자 약간 심장이 덜컥였다. 숨을 죽이고 패드 화면 속의 그 문자열을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어 보았다.
어마어마한 수신자와 정형화된 구문으로 채워진 앞부분은 건너뛰고 그 아래에 작성한 문장의 흐름, 논지의 일관성, 단어의 뉘앙스를 신중하게 확인했다. 사흘 전 자신이 고민 끝에 결정한 형용사구가 마음에 걸려 사전, 시집, 수사학 데이터를 끌어내 더 적절하고 더 아름다운 표현을 선택했다.
과도한 미사여구는 지양하고 양식과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논리성을 갖추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차분하고 낭비가 없는 아름다운 문장이 되었으면. 이 문서를 본 분별 있는 누군가에게 이 문서를 작성한 커크의 예사롭지 않은 열정과 고통스러울 정도의 애절함이 조금이라도 전해진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처럼 귀하고 소중한 사람을 내어 주는 것이니 부디 그를 소홀히 취급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커크가 뭘 쓰는지는 뒤에 나옴.
Too many rules
언젠가부터 불린 적 없는 이름. 커크가 하지 말라고 한 기억이 없으니 그건 스팍이 정한 규칙일 것이다. ‘함장님’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짐’이라고도 부르지 않는 침대 위의 스팍은 종종 가만히 뭔가를 견뎠다.
(네게 상처를 주는 건 나인가…….)
짐, 당신을 소중하게 대하고 싶습니다. 스팍은 종종 그렇게 말했다. 불만이나 불안한 게 있다면 말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도 말했다. 다정한 거짓말과 거칠고 음란한 말에만 익숙했던 커크는 그런 올곧은 성실함에 행복하고 간질간질한 한편으로 조금 두렵기도 했다. 스팍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그러니까 언젠가 반드시 끝나버릴 관계를 말로 정의하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커크가 두려워 멈칫하는 사이 둘 사이에는 시간만 흘렀다.
(중략)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는 자신이 정말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조금만 더,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다못해 네가 진심으로 거절할 때까지만… 계속 변명을 반복하면서 기회가 생길 때마다 그 범위를 키워온 관계였다.
(중략)
어떤 여성이라도 괜찮았다. 스팍보다 젊어도, 나이가 많아도, 고집이 세거나 어른스러운 것도 상관없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자기 멋대로 스팍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두려워하지 말고 스팍의 성의를 받아들이고, 행복과 고독을 함께 나누며 가능하면 스팍과 함께 영원히 세월을 보내 주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힘들지만, 몇 년 안에는 힘들겠지만, 커크에게도 언젠가 분명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날이 올 것이다. 그 때가 오면 스팍에게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 너는 언제나, 영원히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Foolish Man Says
“짐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신 벌칸에서 온 요청을요. 덧붙인 스팍의 말에 맥코이는 눈으로 더 말해보라고 독촉했다.
“사흘 전, 벌칸 최고평의회 관계자가 재차 연락을 했습니다.”
스팍의 목소리는 냉정함을 넘어 마치 입력된 문장을 읽는 컴퓨터처럼 특징이 없었다. 그 무감정함 속에 스팍이 받은 충격이 드러났다.
“엔터프라이즈의 함장 제임스 T 커크 대령께서 제 공로 및 새 직위의 적합성을 높이 평가하며, 취임 요청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요지로 작성한 추천서를 이미 전달하셨다더군요.”
(그 멍청한 놈이……!)
맥코이는 제대로 꼬인 친구 녀석에게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필 이런 상황에 그렇게 나오기냐.
“함장님의 판단은…… 논리적으로 볼 때 현명하며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맥코이의 분노는 아랑곳하지 않고 스팍은 손에 든 잔을 응시한 채 커크를 직함으로 부르며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5년 임무를 무사히 끝내고 귀환하면 선원 대부분은 승진이나 그에 상응하는 배치전환 대상이 될 겁니다. 스타플릿의 인사 제도는 표준 관료제를 모범으로 삼아 설계되어 있습니다. 서열에 따라 승진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승진시키려면 보통 그 위의 상급자를 승진시켜 자리를 만들어야 하고요.”
“……”
“제가 이대로 스타플릿 사관으로 근무를 계속한다고 가정하면, 이후 함장님이 지휘하는 함선에서 제가 일등항해사로 근무할 수 있는 확률은 9.25%가 되지 않습니다. 제 존재가 함장님께 도움이 되는 시기는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마치 흘러가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아쉬워하는 것 같은, 그리움과 애석함이 가득한 말투였다. 아무 말도 없이 쳐다보는 맥코이에게 잠시 시선을 준 스팍이 말을 이었다.
“추천서의 사본을 확인했습니다. 정밀하고 논리적인,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이었습니다.”
짐이 사실은 책을 사랑하고 많이 읽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오랜만에 깨달았다고 중얼거린 스팍의 흔들림 없는 차분한 눈동자를 본 맥코이는 문득 이 벌칸인 혼혈이 눈물을 흘릴 것 같다는 무서운 상상이 떠올라 그 생각을 지우려는 듯 술잔을 비우고 악담을 했다.
“……그딴 건 사전이나 교본 같은 걸 보고 썼겠지.”
“그 추천서가 그의 대답이자 작별 인사라면 받아들일 수밖에요.”
지난 사흘 간 근무 중에도 계속 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스팍이 조용한 목소리로 고백했다.
Just Say Yes
“……아까 취임 요청을 거절한다고 말했던 건 진심이야?”
“그럴 생각입니다. 벌칸인의 의무는 따르지 못하겠지만 지금 제게는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내 혼신의 추천서가 쓰레기가 될 거라는 소리군.”
말하지 못했던 여러 집착을 고르고 골라 아름다운 말로 포장한 혼신의 러브레터. 거의 유서를 쓰는 기분으로 써 내려갔는데.
“짐, 벌칸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 및 최고평의회와의 우호적인 교류에는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평의회와의 우호적인 교류’라.”
커크는 될 대로 되라는 듯 입매를 말아 올렸다. 목구멍에 억눌렀던 감정의 파도가 이미 머리끝까지 치올라 심장 박동에 맞춰 온몸에 팔딱팔딱 뛰었다.
“그런 것들에게 내가 진심으로 호의를 보였을 거라고 생각했어?”
살짝 흔들리는 눈동자로 의도를 묻는 스팍을 노려보듯 마주보며 커크는 담담한 말투로 눈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가득한 충동을 털어놓았다.
“네게 흐르는 어머니의 피를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게 ‘불리한 조건’이라고 표현하는 주제에, 스팍 대사가 돌아가시고 네가 이렇게 스타플릿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니까 손바닥 뒤집듯 너를 칭찬하며 네가 목숨 걸고 쌓아 올린 것들을 전부 버리고 자기들을 위해 공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슬픔이라고도, 분노라고도 할 수 없이 엉망진창으로 억눌려 있던 뭔가를 입으로 토해낸 뒤에는 이제 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싫어. 오만하고 권위적이고 배타적인 그곳에서 널 진심으로 소중히 대해 줄지도 알 수 없어. 그런데, 그럼에도……”
숨을 쉴 수 없는 괴로움과 물리적인 심장의 아픔에 헐떡이며 커크는 어느새 일어나 있던 스팍의 전신을 눈에 담았다.
“그럼에도 그 행성은…… 그 행성은 이제 네가 사랑하는 고향이야.”
천천히 다가오는 스팍의 마른 몸이 어렴풋이 일그러진 모양을 보고 자신이 너무나 흥분하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팍. 네가 돌아가고 싶다면 언제든 그 뜻을…… 최대한 존중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
Hello, My Loneliness
“짐, 대체 왜죠?”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스팍에게 커크는 당연한 소리를 묻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뭐긴, 가장 좋은 거절 방법을 생각하려고 그러지.”
우리 편이 될 것 같은 사람은 지금 우리 편으로 만들어 두고, 쉽지 않을 것 같은 상대는 약점을 잡아 둬야지. 이 말을 하며 호전적으로 웃는 커크를 보며 스팍은 ‘가장 좋은 거절 방법’이라고 중얼거렸다.
“맞아. 이번에 거절한다고 해서 대놓고 싸울 필요는 없잖아. 네 고향이기도 하고 네 아버지를 곤란하게 해도 마음이 불편해. 평의회의 결정을 따르지는 못한다고 해도 따로 우리 편을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나중을 위해서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지.”
앞으로의 일은 둘이서 생각해서 결정하자며? 커크가 스팍의 얼굴을 쳐다보자, 스팍은 약간 감격한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하며 두 팔로 커크의 몸을 꼭 껴안았다.
(중략)
“앞으로 그런 짓은 절대 하지 않을게. 반드시 널 소중히 대할게.”
약속해. 진심을 담아 속삭이며 왼쪽 어깨에 입을 맞추자 스팍이 살짝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커크를 들어 안고 볼과 볼을 맞대더니 다정한 목소리로 상상도 못한 말을 했다.
“상처를 입혀도 괜찮습니다. 당신과 저는 다른 존재니까 분명 앞으로도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있겠지요. 저도 질문이나 의견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할 생각이고, 당신 역시 아무 것도 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하는 동안 눈동자에 담긴 분위기, 입술의 작은 움직임만으로 스팍이 진심으로 웃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아무리 깊은 상처를 입힌다고 해도 그 상처는 분명 당신이 치료해 줄 테니까요. 그러니까 얼마든지 흉터를 남겨 주세요. 얕든 깊든, 작든 크든, 앞으로도 영원히요.”
(중략)
‘-당신에게 입은 무수한 상처의 흔적이 언젠가 제 고독을 달래 줄 테니까요.’
엄청나게 생략한 건데, 엄청나게 발췌해 버렸다… 일본어는 번역기도 그럭저럭 쓸 만하니까 많이 읽고, 좋아요 많이 남겨 주시고, 나랑 감상도 공유해 주시면 좋겠다.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 중 최근에 들은 “해야”는 kyliselle님의 스팍커크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소설도 좋고 노래도 좋으니 다들 감상해 보셨으면 좋겠다!!!
= = =
커크도 곧 도착하겠지만 지금 스팍은 혼자였다. 혼자라서 염치없이 비밀스러운 사랑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스팍은 태양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눈을 감았다. 온몸으로 햇살을 받았다. 몸을 데우고 오랫동안 지속되던 함선 생활의 냉기를 날려 버렸다. 사막의 빛나는 태양에 젖어 그 열기에 몸을 쬐며 내심 만족이 차올랐다. 수 년 만에 진정으로 따뜻함을 느끼며 손바닥을 들어 올려 열기로 민감한 손바닥을 녹였다. 얼음 같던 시간은 잊었다. 할 수만 있었다면 가르랑거렸을 것이다.
“Las’hark.”
스팍은 뒤에서 들려온 조용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태양을 흠모하는 데 푹 빠져서 커크가 물질화되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지금처럼 은밀하고 감정적인 순간을 들켰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고 자제력도 아직 온전치 못한 스팍이 몸을 돌렸다.
“벌칸어로 태양이란 단어를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그게 중요해?”
스팍의 질문에 커크가 지친 듯 되물었다.
스팍이 깊게 숨을 쉬며 몸을 돌렸다.
“아닙니다.”
스팍이 자제하며 대답했지만 끝도 없이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중요하지 않지요.”
커크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커크가 다시 조용히 말을 걸었다.
“너…”
커크가 마른 침을 삼켰다.
“너는 태양이 좋아?”
스팍은 본드를 통해 커크에게서 며칠 만에 처음으로 희미한 희망의 흔적이 떨리듯 밀려오는 걸 차갑게 받아들였다. 여전히 민망함을 감추지 못한 스팍은 이를 무시했다. 스팍은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쌀쌀맞고 감정 없는 목소리로, 한때 자신의 어머니를 울리기도 했던 바로 그 목소리로 커크에게 쏘아붙였다.
“물론 저는 태양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주장은 지극히 우습기만 하군요. 태양이란 원소가 타오르는 형체일 뿐입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죠. 저는 태양에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본드를 통해 상심의 큰 고통이 밀려왔고, 스팍은 그 강력함에 한 발짝 물러나야 할 정도였다. 깜짝 놀란 스팍이 커크의 눈을 바라보았고…
익숙하지 않은 좌절감과 함께 문득 스팍은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험에 실패했음을 알게 되었다.
커크의 아름다운 눈을 통해 무언가가 거칠게 닫히는 것을 보았다. 마치 셔터가 닫히듯, 성의 쇠창살이 내려오듯…
그리고 커크의 눈은 텅 비어 버렸다.
둘의 본드와 함께.
= = =
words and phrases (better left unsaid) by cptnjtk
3263 words
Some things, Jim supposed, were too personal to share with others and best kept only in memory.
짐은 생각했다. 어떤 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에 너무나도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냥 기억으로만 남겨 두는 것이 나은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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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d call us star-crossed (If they called us at all)s by HanaSheralHaminail
38479 words
프라임 스팍과의 마인드 멜드로 스팍을 깊이 이해하게 된 커크가 나라다 사건으로 벌칸 행성과, 그곳에서 쌓은 대부분의 인연과, 무엇보다 어머니를 잃고 깊이 상처받은 스팍을 감싸안고, 치유하고, 또 사랑하는 이야기.
원래 소설 추천은 내가 다 읽고, 또 읽을 것 같은 것만 추천하는데 이건 다 읽지도 않고 추천글부터 쓴다. 일단 내가 발췌한 장면이 너무 예뻐 ㅠㅠㅠㅠ 그리고 ‘이만큼 보셨으면 제가 해피엔딩 아닌 글 안 쓰는 거 알잖아요.(But by now you know that I’ll never leave a story without a happy end.)’라는 작가님의 말이면 이거 끝까지 믿고 볼 수 있어!!!
Vulcan Keeping and Other Problems by t_3po
7412 words
언니의 부탁으로 벌칸인 조카를 잠시 맡게 된 멜 그레이슨은 사춘기가 온 조카의 첫사랑 상대가 동네에서도 유명한 불량소년인 것을 알게 되는데…
스팍도 커크도 아닌 제3자의 시선으로 사춘기를 맞이한 스팍의 첫사랑을 관찰하는데 간질간질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화자와 함께 추임새를 넣어가며 정말 즐거운 기분으로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독특하고 멋진 스팍커크 소설이었다. 강추!!
The Promise by coffee666
207872 words
호기심 가득한 벌칸 외교관의 자녀 스팍은 8살 때 부모님과 함께 지구를 방문했다가 동갑내기 소년 제임스 커크를 만난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점 가까워진 둘은 좋은 친구로, 평생을 약속한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짐이 Tarsus IV에 간 뒤로 어쩐지 연락이 뜸해지더니, 스팍이 본딩을 통해 짐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았을 때 이미 짐은 크나큰 상처를 입은 뒤였다. 짐은 자신의 망가진 모습에 당황하는 스팍에게 이별을 고하고 짐을 잊지 못해 방황하던 스팍은 벌칸을 떠나 스타플릿에서 조금씩 이별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스팍을 스타플릿으로 이끌었던 파이크가 임무 중 스팍을 보호하다 큰 부상을 입어 함장직에서 물러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스팍은 새로운 함장을 맞이함과 동시에 일등 항해사로 승진까지 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함장이…!
뭐, 당연하게도 그 함장은 제임스 커크고 그리하여 둘은 또 알콩달콩 잘 된다는 그런 내용이다. 고전 추리물도 그렇지만, 내가 호모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유도 어떤 역경이든 주인공 둘이 이겨내고 잘 될 것을 믿고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새드 엔딩 반대요)
coffee666님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작가분 중 한 분인데 감사하게도 번역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번역해도 좋다고 허용해 주신 분이다. (나는 Blanket Permission이 있는 글 중에서 번역할 글을 고르는 편이다.) 내가 그동안 소개한 팬픽 중 가장 긴 팬픽이 아닐까. 길이가 길이인지라 아주 꼼꼼하게 읽진 않고 적당히 스킵을 섞어가며 읽긴 했다.
이 소설은 귀엽고 달달하게 시작하다가 짐이 스팍에게 이별을 고할 때쯤엔 앵슷이 폭발하더니, 다시 만난 뒤에는 쌍방삽질도 하다가 또 달콤하게 끝나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맛이 있다. 그리고 그게 가능했던 건 바로 짐과 스팍의 이별 장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딱 그 장면만 옮겨 보았다.
Scandalous Vulcan by Manatees_for_Mystrade
21520 words (Work in Process)
아직 워프 기술도 없고 외계인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지구에 벌칸 제국의 어린 황태자인 스팍이 우연히 조난을 당한다. 별을 관찰하던 꼬마 제임스 커크는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쫓아갔다가 물에 빠져 죽어가던 스팍을 구해낸다. 스팍은 제임스와 의사소통을 위해 마인드 멜딩을 시도하고 둘은 친구가 되기로 한다. 스팍은 곧 벌칸으로 돌아가지만 둘은 이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는데…
엄청 유쾌한 로맨틱 모험 활극 코미디!!(근데 아직 제대로 된 로맨스는 나오지 않음 ㅋㅋㅋㅋㅋ) 스팍커크가 스타플릿의 일원이 아닌 AU 설정은 즐겨 보지 않는데 이건 읽다가 바닥을 치며 웃었다. 커크의 거짓말 탐지기 장면이 진짜 제일 웃김 ㅠㅠㅠㅠ 내가 추천한 소설 중에서 제일 유쾌하고 요란한 소설이 아닐까.
단 작가의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지 종종 단순한 어법이 틀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게 거슬리는 사람은 못 볼 수도 있다. 나는 읽는 데 무리만 없으면 원래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사람이고;;; 대신 문장이나 단어가 어렵지는 않다. 뭐든 장단이 있다.
1.
“야, 일어나!”
짐의 말에도 소년은 미동이 없었다. 그래서 짐은 소년의 가슴에 머리를 대고 심장 박동을 들으려 했다. 안 돼! 안 돼! 심장이 뛰지 않아!
“이 고생을 했는데 죽는 게 어딨어! 내가 용서 안 해!!”
짐이 간절히 외쳤다. 짐은 두 손을 모아 소년의 가슴 한가운데를 세게 누르기 시작했다. 소년이 물을 조금 뱉어냈다. 겁먹은 검은 눈동자가 짐을 마주 보았다. 아무 예고도 없이 소년은 짐의 손을 쳐냈다.
“진정해. 내가 방금 널 구해줬잖아. 이름이 뭐야?”
짐이 물어도 소년은 그저 멍하니 짐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 뭐야! 이름이 뭐냐니까? 왜 말이 없어? 혹시 말을 못…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거지? 그래, 뭐, 괜찮아. 또 프랑스인인가 보네.”
짐이 중얼거렸다. 소년은 혼란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 짐이 크게 심호흡을 하고 안심하라는 듯 웃었지만 솔직히 별 도움은 되지 않았다.
“짐.”
짐이 과한 몸동작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고 이번엔 소년을 가리켰다. 짐이 몇 번이고 이를 반복하자 소년이 입을 열었다.
“짐.”
소년의 억양은 이상했지만 그래도 짐이 듣기엔 좋았다.
“그래, 짐!”
짐이 웃으며 소년의 어깨를 툭툭 쳤다. 소년은 눈에 띄게 몸을 굳히면서도 피하지는 않았다.
“그래, 짐.”
소년이 자신을 가리키며 짐의 말을 따라했다. 짐은 얼굴을 찌푸렸다.
“아니! 내가 짐. 너는…”
“그래, 짐.”
소년은 태연했다.
“그래. 그럼 지금부터 네 이름은… 바게트라고 하자. 나는 짐이야. 너는 바게트고. 짐, 바게트.”
짐이 자신과 소년을 번갈아 가리키며 말했다. 소년이 얼굴을 크게 찌푸렸다.
“짐… 스팍.”
스팍이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짐이 웃었다. 짐이 냉큼 스팍의 손을 잡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친근한 악수를 했다.
“만나서 반가워어, 스팍.”
짐이 행복하게 노래를 하듯 인사했다.
= = =
사람 구해놓고 말 안 통한다고 네 이름은 바게트라고 하자니. 어릴 때부터 범상치가 않아.
2.
“(꿀꺽) 우리 행성엔 왜 관심을 갖는 겁니까, 스팍?”
“난 그저 짐이 있는 행성이 파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이오.”
파이크가 미소를 지었다.
“짐을 자주 언급하시네요. 원하시면 언제든 제 개인 체력 단련실을 쓰셔도 됩니다.”
파이크는 즉시 제안을 후회했다. 스팍은 평생 처음 보는 살벌한 눈으로 파이크를 쳐다보고 있었다. …파이크는 10년이나 군 생활을 한 사람이었다.
= = =
Jim과 gym을 이용한 말장난. 내 능력이 부족한지라 이건 원문으로 읽어야 맛이 산다.
3.
“그 행성엔 남자만 있어?”
짐이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렇지 않아. 왜 묻지, 짐?”
스팍이 조금 당황하며 물었다.
“일행에 여자가 한 명도 없잖아!”
스팍이 입을 꾹 다물었다.
“벌칸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대접을 받는다. 나라호 선원의 절반은 실제로 여성이지. 하지만 지구는 벌칸 기준으로 볼 때 문명화 된 행성이 아니야. 그래서 여성을 데려오지 않았다. 여성의 존재 때문에 너희 원시 사회가 반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지.”
트샘이 대답했다.
“이봐요! 무례하네요! 우린 원시인이 아니거든요? 우리도 여자를 존중한다고요!”
짐이 외치자 모든 정치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쁜 뜻으로 말한 건 아니야.”
스팍이 침착하게 덧붙였다.
“정치인이 아니라는 사람치고는 되게 정치인처럼 말한다. 넌 왜 성직자가 된 거야?”
“유대 의식을 거절한 이상 수도원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지.”
짐의 질문에 스팍이 대답했다.
“유대? 그게 뭔데?”
“너희 문화의 결혼보다는 약하지만 약혼보다는 강한 결합이야.”
스팍이 설명했다.
“그 때가 몇 살이었는데?”
“일곱 살.”
“그럼… 아이일 때 결혼을 안 해서 성직자가 된 거네. 근데 원시적인 문화는 우리 문화야?!”
짐이 비아냥댔다.
“넌 우리 문화를 비판할 권리가 없다.”
볼락이 대답했다.
“그러시겠죠.”
짐이 파스타를 씹으며 웅얼거렸다.
= = =
이 소설의 벌칸이 제국이라는 특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장면. 짐이 참 똑똑한 아이야…
4.
스팍은 짐이 부축하는 것은 허락하면서도 스콧이 자신을 부축하려 하자 스콧의 손을 쳐냈다.
“내게 손대지 마라, 인간.”
스팍이 사납게 일갈했다.
“짐은 괜찮고? 왜 쟤는 되는데 난 안 돼?”
스콧이 물으면서도 스팍과 거리를 두었다.
“짐에게선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스팍이 중얼거렸다.
“뭐? 스코티, 아무래도 의식을 잃어가나 봐요. 스팍, 그만 해, 간지럽잖아!”
스팍이 짐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자 짐이 웅얼거렸다.
“몸에 손을 못 대면 치료는 어떻게 하란 소리야?”
스콧이 물었다. 짐이 대답도 하기 전에 누군가 아폴로의 뒷문을 열었다. 짐이 안심한 듯 웃었다.
“택시 요금만 300달러 나왔어.”
레오나드가 짜증스레 말했다. 짐은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레오나드에게 달려가 껴안고 뽀뽀를 했다. 스팍이 으르렁댔다.
“[내 것이다!]”
스팍이 벌칸어로 호통 쳤다.
= = =
모두에게 예의를 지키고 평화를 지향하는 일항사 스팍도 좋지만, 지위가 높아서 이렇게 고압적이고 짐을 향해 소유욕 주장하며 사나운 야생성을 드러내는 스팍도 참 좋드라 ///
5.
사렉이 두 사람을 적당한 크기의 방으로 안내했다. 사렉은 높은 책상 앞에 앉았다.
“제임스 타이베리우스 커크. 의자에 앉아 화면에 손을 올려라. 두려워 할 것 없다. 거짓말 탐지기일뿐이니까.”
“거짓말 탐지기? 왜요? 당신들은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서요!”
본즈가 구석에 앉은 의자에 어색하게 앉으며 반발했다.
“할 수는 있지만 과하게 사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누군가 커크 군의 생각을 조종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테니 너희가 납득할 거라고 생각했다.”
사렉이 설명했다.
“그렇죠. 감사합니다.”
본즈가 대답했다. 짐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조심스레 화면에 손을 올리자 화면이 빛나기 시작했다.
“우선 작동 여부를 확인해 볼까 한다. 이름과 잘못된 정보를 말해 보아라.”
사렉이 명령했다.
“난 제임스 T. 커크고 나이는 60살이에요.”
“사실이 아님.”
자신의 거짓말에 경고음이 들리자 짐은 움찔했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지. 제임스, 가족에 대해 말해 보아라.”
“우리 가족은 상관없잖아요!”
짐이 따졌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넌 내 아들과 유대를 맺었다. 우리 문화에서 유대는 너희 문화의 결혼과도 같다. 즉 넌 이미 결혼한 셈이다.”
“네?! 무슨! 전 결혼 안 했거든요!”
“사실이 아님.”
“뭐죠! 내가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뭐가 사실이 아니라는 거예요?!”
짐이 따졌다.
“네 속마음은 네 말이 거짓임을 알기 때문이다. 속이려 해도 속일 수 없다. 대답하도록.”
“쳇. 알았어요. 샘이란 형이 있어요. 결혼도 했고 곧 조카도 태어날 거예요.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날에 돌아가셨어요. 몇 년 뒤에 엄마는 재혼했고요. 프랭크랑은 아직도 같이 사는데 자주 싸워요.”
“그게 다인가?”
“가까운 가족은요.”
“좋다. 성관계를 한 상대는 몇이나 있었지?”
짐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짐은 화제가 그렇게 빨리 변하리라곤 예상도 하지 않았다. 본즈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짐의 성생활 역사는 대단해서, 벌칸인들이 지구를 멸망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벌칸인들은 보통 몇 명이에요?”
짐이 조심스레 물었다.
“우리는 대부분 배우자와 평생을 약속한다. 하지만 유대가 죽음이나 다른 이유로 소멸되면, 다시 유대를 맺을 수 있다. 벌칸 전체 인구의 평균 성관계 상대 수는 2.73명이다.”
“진짜요?”
짐이 투덜거렸다.
“물론이다. 벌칸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제임스, 몇 명인가?”
“짐, 남자만 몇인지 말해 드려.”
본즈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지만 짐이 대답하기 전에 사렉이 첨언했다.
“성별을 특정하지 마라.”
“…미국법 상 21살부터 합법이니까…”
짐이 최선을 다해 숫자를 줄여보려 했다.
“총 인원을 말하라.”
사렉이 다그쳤다.
“사십…”
“사실이 아님!”
“아, 진짜! 술에 취해서 한 것까지 세는 건 반칙이죠!”
사렉이 눈을 크게 떴다.
“알았어요! 말하면 되잖아요. 68명이요.”
“68?! 짐, 너 아주 막 굴렀구나?”
레오나드가 감탄했다.
“시발! 본즈, 넌 내 편 들어야지!”
짐이 항의했다.
“네 편이야. 근데 68명?!!”
“나 역시 맥코이 선생의 의견에 동감이다. 오리온의 성 노예도 너보다 육체적으로 순결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군. 성병은 있나?”
짐이 시뻘개졌다. 부끄러움에 피부에 열이 올랐다.
“으, 아뇨! 절 뭘로 보시는 거예요?”
“음, 상대가 68명이나 된다는 데 물어볼 만도 하지.”
“닥쳐, 본즈.”
“가장 오래 지속된 관계는 얼마나 지속되었는가. …제임스, 대답하도록.”
짐이 말이 없자 사렉이 질문했다.
“4달이요.”
“사실이 아님.”
“2달하고 이틀이요.”
“와, 야. 넌 문제가 있다.”
본즈가 끼어들었다.
“그래, 그렇지. 빌어먹을 우주선에 와 있잖냐.”
짐이 새삼스럽다는 듯 말했다.
“관계에는 충실했는가?”
“충실하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야, 너 종교를 가져 봐. 정신과에 가 보든가. 아니 둘 다 해라.”
짐의 질문에 본즈가 한숨을 쉬었다.
사렉의 눈썹이 앞머리에 닿을 듯 치켜 올랐다.
“충실함이란 특별한 상대 외의 상대와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잠깐만요. 그럼 스리섬도 충실하지 않은 거예요?”
충격을 받은 짐이 물었다.
“벌칸인 기준으로는 그렇다. 우리는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다.”
“뭐어라아구우요오?! 그럼 난 철저한 일부일처제로 결혼한 거예요? 외계인이랑?”
짐이 충격으로 악을 썼다.
“불쌍한 스팍. 그래도 너한텐 좋은 변화일지도 모르잖아.”
본즈가 심술궂게 킬킬거렸다.
“대답을 회피하는 건 삼가 주길 바란다.”
“1명 이상이랑 섹스한 건 8번이에요. 그래도 바람을 피운 건 한 번밖에 없어요. 그것도 내 탓은 아니고 파티에 갔다가 정신을 잃었는데 그 여자가 날 덮친 거라고요. 불만이라는 건 아닌데…”
본즈가 얼굴을 감싸쥐었다.
“제임스, 내가 무서운가?”
사렉이 천천히 물었다.
“아뇨.”
짐이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사실이 아님.”
“네. 엄청 무서워요.”
짐이 인정했다.
“좋다. 내 아들에게 충실하겠나?”
“…모르죠. 지금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이상하잖아요! 우린 처음 만나서 평생을 약속하고 결혼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지구에서는 그게 정상이 아니라고요!”
“알겠지만 스팍은 네 행성 출신이 아니다. 치유자가 유대의 존재를 확인해 주었다. 벌칸인의 본드는 두 당사자에게 영향을 끼친다. 스팍은 우리 전통과 도덕에 따라 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너는 정신적으로 그를 온전히 망가뜨릴 수 있다. 제임스 타이베리우스 커크, 내 아들을 해칠 생각인가?”
사렉이 무감정하게 물었다.
“아뇨.”
짐이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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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첨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질문하는 사렉보다 옆에서 한 마디씩 하는 본즈가 더 얄밉다 ㅋㅋㅋㅋㅋㅋㅋ
You Are the Light That’s Leading Me by IvanW
35181 words
엄청난 성실함과 다작으로 스팍커크 영픽계에 끊임없이 불을 지펴 주시는 IvanW님의 글이다. 아주 훌륭한 앵슷 ㅠㅠㅠㅠ 발췌 번역은 앵슷으로 가득한 9장을 옮겨 보았다.
“이 장은 앵슷합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취향이 아니라면 이 장을, 아니 이 소설 자체를 피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 장의 제목은 Gnash의 노래 “I hate U, I Love U”에서 차용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이니 기회가 닿는다면 곡 전체를 들어 주세요. 스팍커크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노래도 들어야지.
Feeling used but I’m still missing you
And I can’t see the end of this
Just wanna feel your kiss against my lips
And now all this time is passing by
But I still can’t seem to tell you why
It hurts me everytime I see you
Realize how much I need you
이젠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네가 그리워
끝이 보이지 않아
그저 너와 입을 맞추고 싶을 뿐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데도
네게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
널 볼 때마다 아픈 이유를
네가 없으면 안되는 나니까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I miss you when I can’t sleep
Or right after coffee
Or right when I can’t eat
I miss you in my front seat
Still got sand in my sweaters
From nights we don’t remember
잠이 안 올 때면, 커피를 마신 뒤면
밥을 먹지 못할 때면 네가 그리워
내 앞자리에 앉은 네가 그리워
내 스웨터에는 아직 모래가 남아 있어
우리는 기억도 못하는 밤에 묻은 모래
Do you miss me like I miss you
Fucked around and got attached to you
Friends can break your heart too
And I’m always tired but never of you
내가 널 그리워하는 것처럼 너도 날 그리워하니?
흥청거리고 다녀도 결국 네게 돌아가던 나
친구 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해
모든 것에 쉽게 질리는데 너만은 그렇지 않아
If I pulled a you on you You wouldn’t like that shit
I put this reel out but you wouldn’t bite that shit
I type a text but then I never mind that shit
I got these feelings but you never mind that shit
내가 너처럼 굴면 넌 싫어했을걸
내가 낚싯대를 던져도 넌 끌려오지 않았을 거야
문자를 보내는 건 내 성미에 맞지 않아
내 이런 감정에 넌 관심도 없지
Oh Oh keep it on the low
You’re still in love with me
But your friends don’t know
If you wanted me you would just say so
And if I were you I would never let me go
비밀로 해
네가 아직 날 사랑하는 걸 네 친구들은 모르잖아
날 원하면 그렇다고 말해
내가 너였다면 날 보내지 않았을 거야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I don’t mean no harm
I just miss you on my arm
Wedding bells were just alarms
Caution tape around my heart
피해를 주겠다는 게 아니잖아
내게 안겨 있던 네가 그리운 거야
결혼식을 알리는 종소리는 경고를 하고
내 심장에 접근 금지 표시를 했어
You ever wonder what we could have been
You said you wouldn’t and you fucking did
Lie to me lie with me Get you fucking fix
Now all my drinks and all my feelings are all fucking mixed
우리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지 않아?
궁금하지 않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잖아
내 곁에 누우면 괜찮아진다고 거짓말을 해 봐
이젠 술에 취한 건지 감정에 취한 건지도 모르겠어
Always missing people that I shouldn’t be missing
Sometimes you gotta burn some bridges
Just to create some distance
난 늘 그리워하면 안 되는 사람들을 그리워해
넌 그저 거리를 두겠다는 이유로
관계를 끊어 버리잖아
I know that I control my thoughts
And I should stop reminiscing
But I learned from my dad that it’s good to have feelings
추억은 그만 접고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건 알아
하지만 아버지는 감정을 가지는 게 나쁘지 않다고 했는걸
When love and trust are gone
I guess this is moving on
Everyone I do right does me wrong
So every lonely night I sing this song
사랑도 신뢰도 사라졌으니
이제 그만해야 하는 거겠지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이 날 아프게 해
그래서 외로운 밤이면 난 이 노래를 불러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All alone I watch you watch her
Like she’s the only girl you’ve ever seen
You don’t care you never did
You don’t give a damn about me
Yeah all alone I watch you watch her
She’s the only thing you’ve ever seen
How is it you never notice that you are slowly killing me
나는 쓸쓸히 여자를 처음 본 것 같은 눈으로 그녀를 보는 널 바라봐
넌 관심도 없지 늘 그랬잖아
나 같은 건 신경도 안 쓰잖아
그래, 난 쓸쓸히 널 바라봐
네 눈에 보이는 건 그녀뿐이잖아
네 그런 모습에 서서히 죽어가는 날
어떻게 모를 수가 있니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진짜 스팍커크 같은 노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You Could Call It Love by toyhto
45790 words
5년 탐사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며 우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던 커크의 집에 본부에서 연구를 하느라 바쁘던 스팍이 찾아온다. 스팍은 커크가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으로서 다시 한 번 5년 탐사를 나가게 되었고 자신은 연구 때문에 커크와 함께 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커크는 스팍을 데려가기 위해 스팍에게 결혼을 제안하고 스팍도 이에 동의한다. 그러나 스팍을 승선시키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던 이 결혼이…
아, 오랜만에 번역하고 싶은 픽을 만났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좋아하는 여러 클리셰 중 하나인 ‘선 결혼/후 연애’ 크으~!! 소재로 먹고 들어가는데, 육체적 묘사보다 감정 중심 묘사를 선호하는 것조차 내 취향이야… 그냥 다 내 취향이야 ㅠㅠㅠㅠ 좋은 부분이 많아서 발췌 번역도 힘들었다 ㅠㅠㅠㅠ 이 장면도 좋고, 저 장면도 좋고 ㅠㅠㅠㅠ
이 픽은 TOS의 스팍/커크를 상정하고 쓴 건데, 내가 파는 AU 스팍/커크로 봐도 전혀 문제 없었다. 나와 같은 클리셰 성애자들이라면 분명 좋아할 픽!!! (작가의 모국어는 핀란드어인데, 영어를 캐잘함…)
+
“함장님?”
스팍의 진지한 목소리에 짐은 의자에 앉아 창밖으로 바라보던 밤하늘과 그곳 어딘가에서 스팍과 함께 두던 체스 시합을 생각하느라 여전히 현관에 선 채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부르지 마.”
짐이 분위기를 풀어보려 웃었다.
“이제 난 네 함장이 아니잖아.”
“엄밀하게 따지면 그 말이 사실이겠지만 전 저희 관계를 고려해 말씀드린 겁니다. 아직도 제가 모시는 함장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
짐은 그 문제를 나중에 따지기로 했다.
I cannot stop thinking about you as my Captain.
My Captain. 스팍이 말하면 유난히 더 로맨틱하게 들리는 말.
+
“짐.”
스팍은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복도에 서 있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 결혼은 중지시키죠.”
짐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집에 도착한 건 고작 3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짐도 아직 충분히 진정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당황한 스팍을 이대로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스팍.”
짐이 자세를 바로하고 스팍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리 관계가 결혼할 만큼 친밀하지는 않다는 뜻이야?”
스팍이 짐을 노려보았다.
“함장님,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닙니다.”
“그럼,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는 거야?”
“절대 아닙니다, 함장님. 하지만…”
“아니면 다시 한 번 5년 탐사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바뀌었다는 건가? 지구에 남고 싶을 수도 있고, 다른 함장 휘하에서 근무하고 싶을 수도 있지.”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스팍이 급히 숨을 삼켰다.
(중략)
“스팍. 내가 너 없이 출항했으면 좋겠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 나랑 결혼하는 게 싫은 거야?”
스팍은 체스에서 졌을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함장님. 싫지 않습니다.”
“다행이야. 나랑 결혼하기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건 알겠지?”
짐이 숨을 멈췄다. 스팍이 짐을 바라보았다. 짐도 스팍을 바라보았다. 실내는 숨 막힐 정도로 고요했다. 스팍에게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짐’이라고 말할 충분한 시간을 줬음에도 스팍의 입이 굳게 다물어진 것을 본 짐이 입을 열었다.
“됐어, 그럼.
거짓말을 못해서 순순히 대답하는 스팍이 사랑스럽다 ㅠㅠㅠㅠ 커크, 이 복 받은 녀석 ㅠㅠㅠㅠ
+
“본즈?”
“내가 있다는 걸 기억해 줘서 참 고맙다.”
본즈가 한숨을 쉬었다.
“스팍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냅다 입술 박치기부터 해서 스팍이 놀란 거야, 아니면 허락 받고 한 거야?”
“물어는 봤지. 입 맞출 테니까 싫으면 물러나라고 말했다고.”
본즈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스팍도 네가 입 맞춰 주길 바란 거네.”
“아니야.”
짐이 얼굴을 구겼다.
“아니야?”
본즈가 눈썹을 잔뜩 구기며 되물었다.
짐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음, 그랬으면 스팍의 표정이 어땠을지 안다고. 근데 아니었어.”
“스팍이 거절했어?”
“아니. 근데 스팍도 나한테 입을 맞추는 게 아니라 그냥…”
“짐, 환장하겠다. 네가 입 맞췄을 때 스팍이 어떻게 했는지 말할 생각을…”
“아무 것도 안 했어.”
“음, 스팍답네.”
본즈가 팔짱을 꼈다.
“짐, 묻자마자 후회할 질문이라는 건 아는데, 의사로서 안 물을 수가 없다. 입 맞추니 좋든?”
짐이 눈을 깜박였다.
“어떻게 그런 걸 물어.”
“왜 못 물어. 그리고 물어봤잖아. 대답해.”
“그냥 걔 입술에 닿은 거야. 내 입술이.”
“입맞춤이네.”
“진짜 잠깐이었어. 걘 느낌도 없었을 걸.”
“짐, 아, 빌어먹을. 너 평소보다 상태가 더 이상해. 그러니까 네가 입을 맞췄는데 좋았다는 거잖아. 그러면 된 거지.”
“좋았다고는 안 했어.”
본즈가 한숨을 쉬며 눈썹 두 개를 치켜 올렸다.
“진짜 순식간에 끝났어. 좋았는지 어땠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래. 내가 아주 천천히 말해줄게. 네가 스팍한테 입을 맞추고 싶었고 스팍도 네게 입을 맞추고 싶었던 거면 네가 좀 놀랐다는 것 말고는 아무 문제도 없어. 그러니까 이제 가서 스팍이랑 얘길 하든가 해.”
“스팍이랑은 얘기 못해.”
“일단 내 의무실에선 나가라고. 하루 종일 여기에 붙어 있냐.”
짐이 일어섰다.
“그래. 근데 본즈. 내가 스팍한테 입을 맞췄다니 그게 믿어지는…”
“믿어지니까 잘 가라.”
클리셰라면 환장하는 본즈가 나와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내가 실수하면 알려줘.”
짐이 손끝으로 스팍의 손마디를 문질렀다.
“조금도 실수하실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장님.”
함장님이라, 짐이 생각하며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도록 스팍의 손을 뒤집었다. 그래, 좋아.
“조금도? 정말? 확률로 따지면 어느 정도지, 연구 장교?”
“엇…”
스팍이 입을 열었다. 짐은 손끝으로 스팍의 손금을 따라 그렸다.
“가능성은 72… 하고도… 어…”
“뭐라고? 연구 장교?”
“저는… 정확한 가능성을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지금은요.”
“안타깝네.”
(중략)
“그때쯤이면 저도 침대로 갈 겁니다. 잠들기 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군요. 함장님이 새로운 시간 왜곡 이론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전부터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
Captain이 아니고 Sir인데 어떻게 옮겨 ㅠㅠㅠㅠ 아무튼, 원래 금욕적인 친구가 흐트러지는 모습은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법. 이 소설에서 제일 에로틱한 부분을 시작 부분만 옮겨봤다. 커크와 스팍이 이성 잘 챙기며 서로를 위하려고 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근데 이성을 너무 잘 챙겼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에로틱하고 훈훈한데 웃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분위기 어떡할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