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팍/커크 영픽 추천] You Are the Light That’s Leading Me

You Are the Light That’s Leading Me by IvanW
35181 words

엄청난 성실함과 다작으로 스팍커크 영픽계에 끊임없이 불을 지펴 주시는 IvanW님의 글이다. 아주 훌륭한 앵슷 ㅠㅠㅠㅠ 발췌 번역은 앵슷으로 가득한 9장을 옮겨 보았다.

“이 장은 앵슷합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취향이 아니라면 이 장을, 아니 이 소설 자체를 피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 장의 제목은 Gnash의 노래 “I hate U, I Love U”에서 차용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이니 기회가 닿는다면 곡 전체를 들어 주세요. 스팍커크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노래도 들어야지.

Feeling used but I’m still missing you
And I can’t see the end of this
Just wanna feel your kiss against my lips
And now all this time is passing by
But I still can’t seem to tell you why
It hurts me everytime I see you
Realize how much I need you
이젠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네가 그리워
끝이 보이지 않아
그저 너와 입을 맞추고 싶을 뿐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데도
네게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
널 볼 때마다 아픈 이유를
네가 없으면 안되는 나니까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I miss you when I can’t sleep
Or right after coffee
Or right when I can’t eat
I miss you in my front seat
Still got sand in my sweaters
From nights we don’t remember
잠이 안 올 때면, 커피를 마신 뒤면
밥을 먹지 못할 때면 네가 그리워
내 앞자리에 앉은 네가 그리워
내 스웨터에는 아직 모래가 남아 있어
우리는 기억도 못하는 밤에 묻은 모래

Do you miss me like I miss you
Fucked around and got attached to you
Friends can break your heart too
And I’m always tired but never of you
내가 널 그리워하는 것처럼 너도 날 그리워하니?
흥청거리고 다녀도 결국 네게 돌아가던 나
친구 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해
모든 것에 쉽게 질리는데 너만은 그렇지 않아

If I pulled a you on you You wouldn’t like that shit
I put this reel out but you wouldn’t bite that shit
I type a text but then I never mind that shit
I got these feelings but you never mind that shit
내가 너처럼 굴면 넌 싫어했을걸
내가 낚싯대를 던져도 넌 끌려오지 않았을 거야
문자를 보내는 건 내 성미에 맞지 않아
내 이런 감정에 넌 관심도 없지

Oh Oh keep it on the low
You’re still in love with me
But your friends don’t know
If you wanted me you would just say so
And if I were you I would never let me go
비밀로 해
네가 아직 날 사랑하는 걸 네 친구들은 모르잖아
날 원하면 그렇다고 말해
내가 너였다면 날 보내지 않았을 거야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I don’t mean no harm
I just miss you on my arm
Wedding bells were just alarms
Caution tape around my heart
피해를 주겠다는 게 아니잖아
내게 안겨 있던 네가 그리운 거야
결혼식을 알리는 종소리는 경고를 하고
내 심장에 접근 금지 표시를 했어

You ever wonder what we could have been
You said you wouldn’t and you fucking did
Lie to me lie with me Get you fucking fix
Now all my drinks and all my feelings are all fucking mixed
우리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지 않아?
궁금하지 않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잖아
내 곁에 누우면 괜찮아진다고 거짓말을 해 봐
이젠 술에 취한 건지 감정에 취한 건지도 모르겠어

Always missing people that I shouldn’t be missing
Sometimes you gotta burn some bridges
Just to create some distance
난 늘 그리워하면 안 되는 사람들을 그리워해
넌 그저 거리를 두겠다는 이유로
관계를 끊어 버리잖아

I know that I control my thoughts
And I should stop reminiscing
But I learned from my dad that it’s good to have feelings
추억은 그만 접고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건 알아
하지만 아버지는 감정을 가지는 게 나쁘지 않다고 했는걸

When love and trust are gone
I guess this is moving on
Everyone I do right does me wrong
So every lonely night I sing this song
사랑도 신뢰도 사라졌으니
이제 그만해야 하는 거겠지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이 날 아프게 해
그래서 외로운 밤이면 난 이 노래를 불러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All alone I watch you watch her
Like she’s the only girl you’ve ever seen
You don’t care you never did
You don’t give a damn about me
Yeah all alone I watch you watch her
She’s the only thing you’ve ever seen
How is it you never notice that you are slowly killing me
나는 쓸쓸히 여자를 처음 본 것 같은 눈으로 그녀를 보는 널 바라봐
넌 관심도 없지 늘 그랬잖아
나 같은 건 신경도 안 쓰잖아
그래, 난 쓸쓸히 널 바라봐
네 눈에 보이는 건 그녀뿐이잖아
네 그런 모습에 서서히 죽어가는 날
어떻게 모를 수가 있니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love you
Don’t want to but I can’t put nobody else above you
I hate you I love you
I hate that I want you
You want her you need her
And I’ll never be her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하는 내가 끔찍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구보다 네가 소중해
네가 끔찍해 널 사랑해
널 원하는 내가 끔찍해
넌 그녀를 원해 넌 그녀가 없으면 안 돼
하지만 난 그녀가 아니잖아

진짜 스팍커크 같은 노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읽기

[스팍/커크 영픽 번역] In Time (6장: 열일곱 살 -3-)

 

Transformative Works Statement:

I hereby give permission for anyone to translate any of my fanfiction works into other languages, provided they give me credit and provide a link back to my profile or the original work. Thank you for the interest; I’m always honoured when people ask to translate my work. 🙂

 

<글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작가명을 누르면 작가님의 프로필로 이동합니다.>

 


 

스팍은 두 사람이 캠퍼스에 올 때처럼 돌아갈 때도 함께 돌아갈 수 있도록 짐의 캠퍼스 투어 종료 30분 뒤로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다. 사무실을 떠나려는데 비가 쏟아졌고 동료가 우산을 권했지만 받지 않았다. 고작 비였고 어차피 집에 돌아가면 제복을 세탁할 생각이었으니까. 스팍은 아카데미를 향해 걸었고, 비를 가릴 처마가 없으면 가볍게 뛰었다. 짐과 만나기로 한 동쪽 뜰 앞 복도에 도착했을 때 스팍은 누가 봐도 흠뻑 젖어 있었다.

 

스팍이 뜰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짐이 눈에 들어왔다. 짐은 반대쪽 벽에 몸을 기댄 채 건물 벽을 따라 이어지는 인도를 덮는 차양 아래 서 있었다. 그래도 짐 역시 비를 맞은 뒤였다. 흰 셔츠가 들러붙어 얼핏 살이 비치고 머리카락도 물에 젖어 반짝였다. 웬 남자가 뜰을 등진 채 짐에게 과하게 접근해 있었다. 대머리에 염소 같은 수염이 난 남자는 짐보다 적어도 열 살은 많을 터였다. 남자는 붉은 생도복을 입고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깝긴 해도 그저 아카데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거라고, 자신이 가는 동안 짐에게 별일이 있겠느냐며 자신을 달랬다.

 

그러나 스팍이 다가가자 남자는 짐의 어깨 위 벽을 양 손으로 짚으며 짐을 몰아 붙였다. 스팍의 민감한 청력이 저질스러운 말투로 늘어지는 남자의 말꼬리를 잡아챘다.

 

“…그리고 내 책상에 엎드린 널 꼼꼼히 검사…”

 

남자는 말을 마치지 못했다. 스팍이 두 사람 근처까지 내달려 남자를 세게 밀쳐내자 남자는 비틀거리다 바닥에 나뒹굴며 오른쪽 어깨를 부딪쳤다. 스팍은 즉시 지키듯 짐과 남자 사이에 서서 사납게 내뱉었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미성년자 추행 행위로 고발하지.”

“넌 뭐야?”

 

남자가 주먹을 쥐고 벌떡 일어나며 짜증을 냈다. 건장하긴 했지만 화가 난 벌칸인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넌 뭔데 이딴 식으로 사람을 쳐?”

“내가 의미도 없는 말을 하는 것 같나?”

 

대답하는 스팍의 목소리는 억양 없이 차분했지만, 눈빛은 서슬이 퍼랬다.

 

“즉시 이 자리를 떠나도록. 또한 앞으로 이 소년에게 말을 걸 경우 난 고발에서 그치지 않고 그 즉시 당신을 장교직에서 물러나게 할 거야.”

 

남자는 화를 감추지 못한 채 입을 떡 벌리고 스팍이 방금 내뱉은 협박을 실제 가능케 할 수 있는지 가늠했다. 그러나 남자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스팍의 팔꿈치를 잡아 끄는 손이 있었다. 스팍이 반쯤 짐을 돌아보았다. 스팍은 자신의 말에 짐이 동의할지의 여부는 미처 생각도 하지 않았다. 분명 동의할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반응이 나오지는 않았으리라. 짐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목소리는 단호했다.

 

“스팍, 괜찮아.”

 

이어서 짐은 남자를 향해 윙크했다.

 

“나중에 보자고, 컵케이크.”

 

그 별명에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이 분명 짜증이 난 듯 했다. 짐이 스팍의 팔을 반대쪽으로 가볍게 당겼다. 두 사람은 길을 따라 걸으며 자리를 이동했고, 스팍을 걷게 하느라 짐의 팔은 스팍을 숫제 감싸고 있었다.

 

두 사람이 다시 빗속을 걷기 시작했을 때에야 스팍은 조금 정신을 차렸다. 스팍은 짐이 화가 났을 거라고 반쯤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방금 그 남자의 행동은 결코 옳은 행동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짐은 기분이 조금 좋기라도 한 듯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이건 그냥 말하는 건데, 어쨌든 난 그 사람이랑 뭘 하진 않았을 거야. 전혀 내 취향이 아니거든. 그리고 내가 강한 남자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해도 네가 있는데 뭘.”

 

짐의 웃음소리에 짐이 닿아 있던 스팍의 팔 어딘가에 갑자기 열이 올랐다.

 

스팍이 뻣뻣하게 물었다.

 

“넌 괜찮아?”

“다 젖어서 그렇지 괜찮아.”

 

스팍은 짐을 돌아보지 않았다. 보지 못할 이유가 차고 넘쳤다. 두 사람은 흠뻑 젖은 채 말 없이 전송기로 돌아왔다.

 


 

짐을 데리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서기 오 분 전, 방에서 스팍의 개인 통신기가 울렸다. 스팍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할 사람은 짐밖에 없기에 스팍은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가 통신기를 받았다. 당연하게도 짐이었다.

 

“난데, 오늘은 늦게까지 일하니까 아직 데리러 오지 마. 알았지?”

“그럼 집에는 언제 올 거야?”

 

스팍은 못마땅했다.

 

“내가 연락할게.”

“그래. 조심해.”

 

평소 통신 종료시에 하는 말은 아니지만 짐이 언제까지 외부에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적절한 말처럼 들렸다.

 

통신기 너머로 짐이 웃었다.

 

“그래. 나도 사랑해.”

 

통신기의 삐 소리가 통신이 끝났음을 알렸다. 스팍이 통신기를 닫고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가 만약을 대비해 다시 뒷주머니에 넣었다. 스팍이 아래층으로 내려가 저녁을 치웠다. 샐러드는 냉장고에 넣고 사모사는 다시 데워야 했다. 정리를 마치고 가장 최근에 개발한 프로그램을 위한 계산에 몰두했다.

 

한 시간이 지나자 스팍은 슬슬 걱정이 됐다.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아래층으로 향했다. 짐에게 연락이 오면 즉시 출발할 수 있도록 차에서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것도 같았다. 그래서 스팍은 거실로 걸어가 짐이 주중에 흐트러뜨리고 마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이를 테면 소파 위에 걸린 그림이나 소파 뒷벽 선반에 놓인 책 같은 것들을. 소파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고 있는데 밖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 왔다. 멀어지는 엔진 소리가 아니라는 게 특이했다. 엔진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이어서 현관문이 열리고 짐이 큰 소리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스팍!”

 

스팍이 거실에서 나와 현관으로 향하니 가방을 바닥에 던지며 손짓하는 짐이 보였다.

 

“나와!”

 

못마땅하지만 조금은 궁금해진 스팍은 짐의 말대로 짐을 따라 문 밖을 나섰다.

 

계단 앞에 호버크루저가 세워져 있었다. 스팍이 혼란해하며 짐을 바라보자 짐이 신이 나서 설명했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샀어. 멋있지? 내가 여기까지 운전해서 왔어. 죽이지. 좋아 미치겠어.”

 

말을 마친 짐은 스팍이 볼 때 여자 앞에서나 보여주던 ‘강아지 눈’을 하고 호버크루저를 바라보았다.

 

스팍이 얼핏 봐도 괜찮은 호버크루저는 아니었다. 분명 구형 모델이었고 사용감도 있는 데다 드문드문 수리한 흔적도 보였다. 하지만 자동차에 비하면 매끈하고 반짝이는 데다 초현대적이었다. 게다가 짐은 늘 탈것에 관심을 보였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불안하기도 했다. 그 성능에 상관없이 탈것은 위험하고 짐이 조금 난폭하게 운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만한 나이도 됐고 면허증도 있으니 원칙적으로 스팍이 말릴 수도 없었다. 어차피 말리기에는 짐이 너무 행복해하기도 했다.

 

“내가 시내까지 태워다 줘도 돼? 제발.”

“왜?”

 

짐의 말에 스팍이 되물었다. 스팍은 시내에 갈 일이 없었다.

 

“이유가 뭐든. 그냥 운전하고 싶어.”

“집까지 운전해서 왔잖아.” “ 태운 채로 운전하고 싶다고.”

 

스팍이 그 기분을 이해한 건 아니지만 짐의 표정을 통해 짐에게는 참 중요하다는 게 전해졌다. 그래서 스팍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호버크루저가 1인승으로 보이긴 했다.

 

짐이 활짝 웃더니 즉시 호버크루저에 올라탔다. 짐이 고개를 돌려 말을 걸었다.

 

“뒤에 타서 날 잡아.”

“다른 사람을 태워도 되는 거야?”

“응. 2인승이야. 타.”

 

짐이 몸을 숙여 높게 솟은 뒷자리에 더 넓게 공간을 만들었다. 자신이 아닌 짐의 안전을 염려하며 스팍이 짐의 말대로 높이 솟은 뒷자리에 앉았다. 등받이가 없어 어색해 하는데 짐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날 안 잡으면 굴러 떨어질걸.”

 

스팍이 조심스레 짐의 어깨에 손을 얹자 짐이 웃었다.

 

“아니, 허리를 감으라고. 꽉 잡아. 놓치지 않게.”

 

그래서 스팍은 짐의 팔 밑으로 팔을 넣어 짐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짐의 어깨에 뺨을 대자 가슴팍에 닿는 짐의 검은 인조 가죽 재킷이 따뜻했다. 허벅지 안쪽에 짐의 다리가 닿고, 사타구니가 짐의 궁둥이에 닿았다. 보호자의 자리로 적합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짐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짐이 호버크루저의 시동을 걸자 바람이 바스락거리며 먼지를 일으키고 스팍의 셔츠 밑단이 펄럭였다. 두 사람은 땅에서 몇 센티미터쯤 떠올랐다. 짐이 빠른 속도로 급히 출발하자 스팍이 짐을 꼭 껴안았다.

 


 

“일어나. 일어나, 스팍.”

 

스팍이 몽롱한 정신으로 꿈에서 깨어나며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몸을 굳혔다. 자신이 소파 위라는 것을 깨닫는 데 잠깐 시간이 걸렸다. 스팍은 짐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짐은 현재 청바지에 꼭 끼는 셔츠를 입은 채 어둠 속에서 자신을 향해 몸을 굽히고 있었다.

 

단순히 굽힌 게 아니었다.

 

짐은 스팍 위로 올라와 엉덩이로 스팍의 허리부터 사타구니를 깔고 앉아 있었다. 스팍이 상황을 보려 몸을 옆으로 틀어 누우며 팔꿈치를 세워 몸을 일으켰다.

 

“짐…”

 

스팍의 말은 짐의 단호하지만 망설이는 입술에 가로막혔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스팍은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짐의 입술은 부드럽고 따스했다. 스팍의 열린 입술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짐의 혀에서는 술 맛이 났다. 짐이 고개를 꺾자 둘의 코가 부딪쳤다. 짐의 입술이 스팍의 입술을 문대고, 짐의 혀가 스팍의 혀를 지긋이 눌렀다. 촉촉하고 술맛이 나는 혀였다. 스팍은 자신을 누르는 짐의 구석구석을 선명하게 느꼈다.

 

.

 

스팍이 갑작스레 짐을 밀쳐냈지만 짐은 여전히 스팍 위에 올라탄 채로 고개만 몇 센티미터 들어 올렸다. 스팍의 손이 짐의 가슴팍에 닿아 있었다. 짐의 거친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스팍 자신의 맥박도 너무 빨랐다. 짐의 동공은 활짝 열려 있었고 입술은 붉었다. 짐이 술에 취해 웅얼거렸다.

 

“넌 너무 섹시해.”

 

스팍은 뭐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모든 말이 폐에서, 뇌에서 빨려 나갔다. 몸 안에서 폭탄이 터진 것처럼 내장이 뒤틀리고 심장이 조이고 뇌는 과부하로 합선을 일으켰다. 스팍이 짐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스팍은 미치도록 짐을 원한다는 끔찍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잘못된 감정인지 알고 있었다. 스스로가 역겨웠다. 짐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낮고 작은 목소리였다.

 

“처음부터 널 선택한 건 그래서였나 봐. 본부에 갔을 때 엄마가 나한테 어떤 보호자를 원하느냐고 묻는데 네가 그 층을 가로지르는 걸 보고 널 가리켰어. 널 곁에 둬야 한다는 건 알았다… 고 해야 하나.”

 

아침이면 짐은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기억할 리가 없다. 당황스럽고 이상하긴 하지만 짐은 착각하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모든 게 망가질 것이다. 스팍은 자신의 세상 전부가 뒤집혀 버린 뒤에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건 너무했다. 스팍이 입을 열었다.

 

“착각이야.”

 

“아니”

 

짐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떤 여자애랑 데이트를 했는데… 나도 모르겠어. 그냥 여기로 와야 했어.”

 

짐이 또 다시 입을 맞추려 했다. 스팍이 팔꿈치로 막자 짐이 칭얼댔다.

 

“제발. 널 원해… 너도 날 원하는 거 알아…”

 

“이건 부적절한 행동이야.”

 

스팍의 목소리에 화가 실리려 했다.

 

“넌 아직 나이도 어리고 난 네 보호자야.”

“상관없어. 상관없다고. 난 술에 취했고 흥분했으니까…”

 

끔찍한 이유였다. 그게 사실이었다. 스팍의 심장이 뚝 떨어졌다. 아니, 이미 심장은 진작 저 아래 있었는지도 모른다. 스팍은 이런 게 질색이었다. 질색이라는 표현은 스팍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었다. 짐이 또 다시 입을 맞추려 하자 스팍이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짐. 안 돼.”

 

짐이 멈췄다. 그 사실에 스팍은 놀랐다. 헤아릴 수 없이 고맙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한 감정이 동시에 몰려왔다. 짐이 스팍의 위로 쓰러지며 스팍을 온전히 덮었다. 얼굴은 스팍의 뒤통수에, 가슴은 스팍의 어깨에, 그리고 곧 축 처졌다.

 

일순 스팍은 몸을 굳혔다. 곧 짐이 부드럽게 코를 골기 시작했다. 취한 채 잠들면 짐은 코를 골곤 했다. 왜 짐이 취하기만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짐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스팍은 그런 게 질색이었다. 이런 게 너무 싫었다. 스팍은 짐을 사랑했다. 이제… 이제 적어도 스팍의 어떤 부분이 그런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스팍은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스팍은 자리에 앉아 두 팔로 짐을 들어 침대로 옮겼다.

 

자고 있는 짐은 아름다웠다. 순수해 보이기도 했다.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깨어 있을 때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스팍은 짐을 침대에 잘 뉘이고 신발을 벗긴 뒤 이불을 덮어 주었다. 스팍은 한참을 문가에서 서성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날 밤 스팍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 = =

본격 삽질 시작!!!!! 아아아 ㅠㅠㅠㅠ 백 번 읽어도 좋아 ㅠㅠㅠㅠ 보호 본능이 지나쳐서 자기 자신에게서도 짐을 지키려고 하는 스팍… ㅠㅠㅠㅠㅠㅠ 이 두 캐릭터 진짜 너무 좋은 거 아니니? ㅠㅠㅠㅠ

요즘 덕질 상황

+ 「무엇이든 쓰게 된다」를 읽었다. 정말이지, 무엇이든 쓰게 된다더니 세상에 팬픽이 쓰고 싶어졌다. 이 책 좀 쩌는 듯. 서점에서 앞부분 조금 읽다가 안 사도 될 책으로 분류했는데 도서관 신간코너에 있기에 빌려서 읽어보니 뒤로 갈수록 좋더라. 사도 될 책으로 분류 이동!

 

+ 4월 26일에 온 메일 내용 중

판매자 알라딘커뮤니케이션
상품정보 대륙을 횡단한다는 것 : 하바롭스크 외 2건

뭘 샀는지 몰라서 로그인했다 -_-;;
아직까지 산 책 모르고 또 사는 짓은 안 했는데 하루하루 위태롭다. 특히 5월 도정제 강화 이전에 서점사들이 장기 대여를 쏟아내는 바람에 홀수 달에만 책을 사겠다는 나의 다짐이 또 허사가 됐다. 홀수 달은 원래 책 사는 달이라 장바구니 이미 8만원 채워져 있는데… ㅠㅠ

 

* 그 와중에 코르다3 역시 비타로 나오고… (코르다 2 비닐 아직도 안 뜯었다) 이번엔 최소 트박을 사야 DLC를 받을 수 있는 모양이던데 트박 2개 가격 합치면 어차피 26,600엔(사면 아마존에서 살 테니 일본 내 소비세는 안 냄. 대신 관부가세 당첨!)이라 “올 여름 우리들의 모든 것”이라는 이름이 화려한 3만엔짜리 박스의 가성비가 낫고… 진짜, 미쳤냐? 어? 코르다 1도 풀음성 해서 비타로 낼 거지?! 어? 말해봐! 하루카 1도 그랬으니까 낼 거지? 어? 내 시미즈 풀보이스 ㅠㅠㅠㅠㅠㅠ DLC를 포기하…포기..포…? ㅠㅠㅠㅠ 엔저를 믿어봐? 일단 6월 25일까지 관망해야지.

집착! 광기!

어떤 분이 영화 ‘팬텀 스레드’를 꼭 보라고 추천하며 스토리 라인을 이야기 해주는 걸 듣는데 설명이 어찌나 찰진지 머릿속에서 수많은 팬픽/호모 소설이 스쳐가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까지 오른 영화를 그런 것들(?)과 동류로 취급해 버린 건 내 소양의 한계 때문이지만, 주류 문화이든 비주류 문화이든 그 완성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틀어진 애정에서 비롯된 관계를 통해 팽팽한 성적 긴장감을 보여 주고 싶은 욕구는 대동소이한 것 아닌가. 좀 더 변명하자면 그 방면에서 철저하게 소비자인 나는 미숙하더라도 자신의 상상을 어떻게든 구현해 낸 창작자들을 존경한다. 주류 문화가 생산한 캐릭터를 빌리는 것도 캐릭터 안에서 자신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찾아내는 안목이 필요한 법이다. 개성을 잃지 않으며 다양한 이미지로 변주 가능한 캐릭터를 창작한 쪽이 더 대단하다는 건 말해봐야 입만 아픈 얘기고.

문화적 소양 부족을 변명하는 말이 길기도 하다.

+ 시간이 나는 김에 받아서 보려고 했더니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영화라 영화값이 아직 좀 비싸네? 옥수수의 고지에 따르면 5월 3일에 가격다운이 있다고 하니 5월 3일 이후에 받아 봐야지.

Camila – De mí

Nunca había sentido algo así
La vida me mantuvo siempre en paz
Llegaste a abrir las puertas del dolor
Y a regalar la soledad
이런 감정은 처음이야
내 삶은 늘 잔잔했는데
당신이 고통의 문을 열고
고독을 선물해 주었지

Tu piel envenenó mi corazón
Dejándome en completa obscuridad
Y así en lugar de olvidarte yo
Te fui queriendo mucho más
당신의 살결은 내 마음을 삼키고
나를 완전한 어둠 속에 버려 두었지
그런데 난 당신을 잊지 못하고
오히려 사랑해 버리고 말았어

Y ahora estás aquí
Viéndome sufrir
그리고 당신은 지금 이곳에서
괴로워하는 날 바라보고 있어

Dime, como debo hacer
Para olvidarme de tus besos
Y sacarte para siempre de mi…
De mi… de mi… de mi…
당신의 입맞춤을
당신이란 존재를 나에게서 영원히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 줘
나에게서… 나에게서… 나에게서…

Lo supe en el momento en que te vi
Quererte iba a dolerme de verdad
Pero volví a mirarte y comprendí
Que iría contigo hasta el final
당신을 본 순간 알았어
당신을 사랑하면 아파하게 될 나를
하지만 당신을 돌아보았을 때 난 알아 버렸어
죽을 때까지 당신 곁에 있을 거란 걸

Y ahora estás aquí
Viéndome sufrir
그리고 당신은 지금 이곳에서
괴로워하는 날 바라보고 있어

Dime, como debo hacer
Para olvidarme de tus besos
Y borrar tu nombre de mi…
De mi… de mi… de mi…
당신의 입맞춤을
당신의 이름을 나에게서 지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 줘
나에게서… 나에게서… 나에게서…

Intente alejarme.
No pensarte más, no pensarte más.
Me dolió entregarme,
como nunca… lo hice jamás.
내게서 멀어져 줘
이제 당신을 생각하지 않아
더 이상 당신을 떠올리지 않아
포기해 버린 내가 너무나 아파
단 한 번도… 그럴 수 없었으니까

De mi…
De mi…
De mi…
De mi…
나에게서…
나에게서…
나에게서…
나에게서…


한국 노래는 슬픈 노래, 혹은 잔잔한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데, 언어가 달라지면 그렇지도 않다. 꽤 좋아하는 노래인데 스페인어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몇 번이고 가사 해석을 포기했다가, 피곤에 쩔은 새벽 감성으로 옮겨 본다. 몸이 지치니까 이렇게 슬픈 노래가 확 땡긴다. 뒷부분의 해석은 여전히 자신이 없다. 아, 스페인어 공부도 더 해 보고 싶은데, 꺼야 하는 급한 불이 너무 많구나…
전반적으로 슬픈 가사지만 ‘Y ahora estás aquí, viéndome sufrir’가 제일 슬프다. 처음엔 estoy라고 생각해서(이렇게 잘못 보는 일이 왕왕 있다)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을 담담히 지켜보는’ 광경을 떠올리고 굉장히 쓸쓸하다고 생각했는데 estás라니, 잔인하기 짝이 없네.

+ 영상에는 노래 앞뒤로 내레이션이 있어서 들어 봤으나 내레이션의 의도를 1도 모르겠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도 완벽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폭풍 공감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코멘트인가;;

잊고 있던 내 헌정픽

정세랑이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소설 속 인물 이름으로 많이 빌린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래도 정세랑 소설이면 어?! 괜찮잖아? 괜찮을까? 괜찮겠지. 하지만 호모 소설에서 내 이름을 가진 여자가 커플 중간에서 third wheel이 되어 두 주인공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자꾸 불리는 걸 보니 어이쿠야. 예전의 나는 항마력 대단했구나. 작가명은 확실히 내가 아는 사람이 맞는데 제목으로는 내용을 짐작하지 못해서 뭘까? 하고 열었다가 첫 줄부터 등장한 내 이름에 깜놀. 인터넷에 검색하면 동명이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주 흔한 이름은 아니라서 이건 절대 우연일리가 없는 그런 상황. 그래도 내 헌정픽이라 내 이름을 가진 아이를 예쁘고 착하게 그려줘서 작가에게 고맙다. 날 밝으면 글쓴이에게 이런 게 있었던 걸 기억하냐고 물어 봐야지 ㅋㅋㅋㅋ

그래도 나 인생 재밌게 살아왔구나. 헌정픽도 받고 ㅋㅋㅋㅋㅋㅋ

토토가3 이후로 현망진창

작년부터 내가 아주 오래 전에 파던 덕질이 자꾸 새 덕질 문을 열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H.O.T.는 상상도 못했네 orz

아이돌의 조상(…)답게 그 이후로 수많은 아이돌이 나왔지만, 내게는 유일한 아이돌을 다시 보니 반가워서 눈물 그렁그렁, 심장이 두근두근. 역시 다섯이 모여야 좋다. 불혹 언저리의 나이에도(불혹 이상 되신 분이 더 많지만 orz) 팔딱팔딱 뛰는 고화질(이거 중요) 오빠들이라니 ㅠㅠㅠㅠ 다들 이렇게 반짝거릴 일이야? ㅠㅠㅠㅠ 각자 있으면 아재들이면서 모이니까 소년미 뿜뿜 ㅠㅠ

많은 덕질 중 현망진창 1등은 아이돌 앓이인 듯.

 

+ 요즘이야 노래는 대부분 스트리밍으로 듣지만 내 씨디들 잘 있나 오랜만에 안부도 확인했다. 다 잘 있는지 확인하니 마음이 놓이는 건 뭐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앨범이 2장은 있어야 든든하고, 1장밖에 없으면 후덜덜하는 걸 보면 탈덕은 무슨…;

토토가3

탈덕은 없다. 휴덕만 있을 뿐.

 

아이야는 그때보다 요즘 들을 때 기분이 더 이상하다.

그들은 소외당하고 무시당하고 보호받지도 못하고
타고난 권리조차 지켜 주지 못했고
그래, 언제까지 이 따위로 살 텐가
피우지도 못한 아이들의 불꽃을 꺼 버리게 누가 허락했는가.
언제까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반복하고 살 텐가.

그러게. 20년이 지났어도 달라진 게 없네.
그나저나 영어랩은 지금도 뭐라고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중국어는 참 재밌다, 하하

잠이 도통 안 와서 뒤척이다 중국어 팬픽을 조금 읽어 보기로 했다. 중국어를 배운 적은 있어도 실력은 좋지 않았고 그나마 다 잊었지만 그래도 얼마나 읽히는지 궁금했다. 막상 보니 거의 까막눈인데 조금이나마 읽히는 게 신기해서 계속 보자니 헌법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스타트렉에 웬 헌법이지?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컨스티튜션급을 말하는 거였다;;; 헌법급 기업호;;; 중국어 정말 대단해.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