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 블로그에서 검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검색 창이 좀 귀찮은 곳에 있어서 스킨을 바꿨다.
글씨가 좀 작지만, 검색 창 위치도 좋고 카테고리도 보여서 일단은 만족한다.
가끔 내 블로그에서 검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검색 창이 좀 귀찮은 곳에 있어서 스킨을 바꿨다.
글씨가 좀 작지만, 검색 창 위치도 좋고 카테고리도 보여서 일단은 만족한다.
Doctor, the needs of the many outweigh the needs of the few.
막상 옮기려니 멍해지는 문장.
팬픽 중 짐 커크가 함장직을 내려놓고 스팍이 함장이 된 뒤 엔터프라이즈호 선원들의 모럴이 망가진 모습을 그려낸 경우가 있는데 꽤 그럴싸한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함장과 대의를 위해 작은 것은 기꺼이 희생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함장. 오, 마이. 스팍이 계속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아 다행이다.
최신 대중문화 업데이트가 더딘 나는 요즘 주로 하루카 보컬송과 킨키 키즈의 노래를 듣고 있다. 한국의 뽕짝은 좋아하지 않는데, 일본 노래의 뽕끼는 들으면 흥겨워서 절로 어깨춤이 덩실덩실. 음악은 1도 모르지만 장조보다 단조를 좋아하는 게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제일 좋아하는 캐롤도 Carol of the Bells와 God rest you merry Gentlemen. Carol of the Bells는 유독 우울하거나 어두운 버전을 엄선한 목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아, 내 취향이 이래서 노래 듣다 떠올리는 팬픽마다 폭풍 앵슷이 되는 건가?;;; 하지만 대놓고 처지는 곡은 썩 좋아하지 않고, 템포는 빠른 게 좋다.
킨키 키즈의 恋は匂へと散りぬるを는 이로하 우타를 따 온 제목에서부터 고전 느낌 뿜뿜해서 하루카 생각나더니만 노래도 뾰로롱뾰로롱거리는 것이 매우 하루카 노래 같아서 작곡가가 하루카 노래 작곡한 적 없나 궁금할 정도이다. 역시 뽕끼 좋아하는 친구에게 전해줬더니 보컬이 아저씨들인 것도 자주 듣던 노래 느낌 난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그랬네… 어쩐지 요즘 하루카 노래 듣다 킨키 노래 들어도 위화감이 없더라니…
스팍: 그분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사님의 유업을 잇기로 마음 먹었죠. 신 벌칸에서요.
본즈: 스타플릿을 떠난다고? 짐이 뭐라고 할까? (What will Jim have to say about that?)
스팍: 말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본즈: 결코 좋아하지 않을 거야. 아, 너 없으면 걔가 뭔 짓을 할지 상상도 안 돼.
스타플릿을 떠나기로 결심한 걸 짐에게 말 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한 뒤 스팍의 표정. 애틋하다, 애틋해. 비욘드의 스팍은 인간적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섹시한 건 비기닝의 스팍이지만, 짐을 만나 인간적인 면을 배우면서 점점 이렇게 변해 갔다 해도 납득이 된다. 상대적으로 까불거리고, 쉽게 욱하던 짐은 훨씬 냉철해져서, 비욘드에 이르러서는 선원을 모두 잃게 한 미끼 외계인(이름이 뭐더라;)을 일찌감치 의심하고도 끝까지 태연했고, 마지막 순간에도 차갑게 분노했다. 오히려 냉소했지. 크롤 앞에서도 악을 쓰며 자신의 주장을 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살인의 무게를 지고 사느니 살인을 막고 죽겠노라고 담담하게 선언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비기닝부터 비욘드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엔터프라이즈호의 다른 선원들이 본래의 자기 색을 거의 잃지 않은 가운데, 이 둘만 유난히 서로를 닮아가는 것이 눈에 띈다.
여담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본즈의 대사는 좀 이상하다. 스타플릿을 떠나겠다는 스팍의 결심을 ‘짐은 당연히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이 대사. 짐과 스팍, 스팍과 본즈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이 상황에서 ‘짐은 뭐래?’라고 묻는 게 맞지 않나? 내가 영어를 잘못 들은 건가?
비욘드를 다시 보는데, 유난히 애틋한 스팍의 표정에 급 스타트렉 포스팅을 해 봤다. 내일은 자체 휴일로 정하고 빌려둔 책을 읽기로 했다. 사 놓고 안 읽은 책이야 어디 가지 않으니 느긋하게 읽는다고 쳐도, 빌려놓고 안 읽은 책은 분발해야 쓰겠다. 크앜!
+ 한그오 시작. 스토리 보는데 문장 진짜 아… 유명 번역가의 감수까지 붙였으니 번역이 잘 된 편일 텐데도 와, 진짜 특색 있게 뭐라는지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의 경계에서 봤던 그 느낌이 여전해서 정신이 아득해짐 ㅋㅋㅋㅋㅋ 그래도 대사를 읽긴 읽었는데 중간 중간 조사가 이상한 건 있더라. 한자 단어 위에 루비가 따로 달려 있는 경우, 둘 다를 표기하도록 번역했는데 이 과정에서 조사가 일관성 있게 붙지 않은 듯. 사람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내 눈엔 이런 문장을 어떻게든 번역해 낸 게 대단하게 보일 뿐.
나는 음양사 때와 마찬가지로 리세마라 없이 시작했다. 그래도 퀘스트 NPC나 친구 초대가 필수라서 내 살림이 빈약해도 어떻게든 없는 살림에 나름대로 조합 짜고 순서 정해서 꾸역꾸역 스토리 깨는 재미가 있다. 전멸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깬다거나, 뭐 그런 거 ㅋㅋㅋㅋ 그러다 막혀서 재미없으면 관두는 거고;;; 어차피 내 돈 주고 산 게임도 다 못하는 판에(…) 무엇보다 음양사는 원하는 CV 캐릭터가 SSS라서 이벤트 진행 아니면 볼 일이 없었는데, (적으로 만나고 싶어도 높은 층에 계셔서 만나러 갈 수도 없음 ㅠㅠㅠㅠ) 여기선 1-3성에도 내 귀에 익숙한 분들이 다수 포진해 계셔서 (물론 4성 이상에도 계심) 흐뭇하다. 내가 아는 분들은 여기에 더 많나봐…
…까지 쓰고 아까 성정석 30개 모아서 돌렸더니 4성 이상 서번트는 안 나왔지만 예장으로 컬라이도스코프가 나와 주어서 나름 만족. 그리고 오늘 출석 이벤트로 호부를 주길래 어차피 연속 뽑기도 안 되는 거 뽑아 봤더니 헤라클레스가 나와 주었다. 캐릭터 뜨기 전에 금색 스파크가 번쩍번쩍하더라. 좋다는 거 처음 뽑아봐서 번쩍거리는 것도 처음 봤네 ㅋㅋㅋㅋㅋㅋㅋㅋ 리세 없이 이만하면 선방인듯?
+ 사쿠라는 책으로 된 번역본은 없고 이북으로 편당 연재 중인 걸 봤다. 이제 만화 같은 건 이북이 먼저 나오는구나!!!
+ 하루카 감사제 DVD와 버라이어티 씨디 도착. 백룡’s의 라이브를 노리고 샀는데 코스프레가 딸려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길 잘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2017년에 나온 것들 얘길 하는 게 맞는데, 되게 2007년 얘기 같고 그르타…
홍옥회 언니들이 하루카3 풀보이스로 돈을 좀 벌었는가보다. 하루카1도 풀보이스를 하더니(이것은 사지 않았다) 오늘 보니 코르다2가 풀보이스가 된다고? 아우씨… 욕하면서 특전을 검색해보고는, 아마존에서 일반판 주문을 넣었다. 하루카1도 풀보이스를 했으니 코르다1도 풀보이스 할 것만 같다. 그럼 난 또 욕하면서 사겠지. 요즘 비타는 쩌리됐는데, 네오로망 팬에게는 그렇지 않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더불어 하루카3 발표됐을 때 깔린 백룡’s 노래는 오키아유 료타로의 목소리가 저 세상 아름다움이니까 CD로 사기로 했다. 아니, 남녀 듀엣인데 남자가 소프라노 ㅋㅋㅋㅋㅋㅋㅋ 누구야, 이렇게 파트 배분한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너스 받으십쇼 bbbb 싱글로 나올 줄 알았는데 버라이어티 CD로 나와서 비싸 ㅠㅠㅠㅠ 아니, 성대가 제일 늦게 늙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내일 모레 50인데 아직도 목소리가 곱다. 심지어 예전 보컬송의 목소리보다 더 고운 것 같은데?
조금이나마 돈을 아끼기 위해 통합 배송을 택했더니 코르다 발매일인 12월 21일 이후에 배송될 예정이라 셀프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예정이다. 그래, 덕후가 무슨 힘이 있나. 게임 할 시간도 없으면서 네오로망스 사이트에 들어간 내가 잘못했다, 내가!
+ 하루카 감사제에 백룡’s가 오프닝을 불렀다 하기에 감사제 DVD도 주문했다. 내가 하루카 관련 DVD를 또 살 줄이야!!! ㅠㅠㅠㅠㅠㅠ 일반판은 게임시티에도 재고가 없던데, 아마존에는 용케 재고가 있더라. 역시 장사를 하려면 아마존처럼. 근데 메일엔 DVD 재고 확보되면 보내준다고 왔는데 설마 재고 없는 건 아니겠지? ㄷㄷㄷ 덕분에 코르다 발매일을 기다렸다 합배송을 시키면 관세가 아슬아슬해서 CD와 DVD를 묶어서 준비 되는대로 배송시키고 코르다만 12월 말에 따로 받는 걸로 주문을 수정했다. 어째 이번 달엔 사고 싶은 책이 없다 했다. 없을 리가 없지.
요즘 내 덕질을 가만히 보면, 나는 입덕이 쉽지 않은 대신 탈덕이라는 게 없는 것 같다. 스타트렉 4가 언제 나올지는 몰라도, 만약 나온다면 나는 그때까지도 스팍커크 파고 있을 듯.

모니터 앞에 얌전히 앉아 있길래 뭐하나 봤더니 눈 감고 졸고 있네;;;
언어덕후라지만 일을 하면서 제일 많이 보는 영어는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때가 있다. 내 첫사랑인데, 일로 만나니까 애정은 무슨 ㅠㅠㅠㅠ 그럴 땐 일본어를 본다. 외국어 모드 중에서도 영어만을 사용해 달리느라 부릉부릉 씩씩거리던 뇌가 일본어로 기어 변경을 해 주면 신기하게도 잠잠해진다. 책을 읽어도 좋고 노래를 들어도 좋고. 짧은 문장을 번역해도 좋다. 문자가 달라서인지 외국어를 본다는 점은 마찬가지인데도 잠시 숨고르는 효과가 있다.
그런 숨고르기의 일환으로 하루카 노래를 듣는데 어쩐지 스팍커크가 떠올라서 옮겨 봤다.
머나먼 당신 곁으로…
아득한 시공을 넘어 만난 당신
늘 당신만을 찾았어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쓰러질 것 같다면
운명마저 멈출 때까지 이곳에 있을 테니까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바라만 보았지
해맑은 그 눈동자가 무척 아름다웠으니까
잊을 뻔했던 감정이 갑자기 흘러 넘쳐서
눈물이 되어 흘러내려
빛을 발하며
영원히 곁에 있어줘
소중한 사람
당신만을 계속 찾았어
헤아릴 수 없는 어둠을 헤치고 만났으니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당신의 몸도 마음도
태어난 이유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지금 살아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면
서툴러도 괜찮다고 받아들여 주었으니까
나라는 존재가 조금쯤은 좋아졌거든
아득한 시공을 넘어 만난 당신
늘 당신만을 지키고 싶어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쓰러질 것 같다면
운명마저 멈출 때까지 이곳에 있을 테니까
이제 다시는 혼자 두지 않을 테니까
영원히 곁에 있어줘
소중한 사람
당신만을 계속 찾았어
헤아릴 수 없는 어둠을 헤치고 만났으니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당신의 몸도 마음도
이대로 꼭 안아줘
하루카 노래 가사는 한자 위에 루비를 따로 달아서 두 가지 의미를 표현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 가사도 그렇다. 시리즈 타이틀에 있는 時空을 とき라고 읽을 때부터 (그러니까 처음부터) 시작된 전통. 내가 여기서 ‘몸도 마음도’라고 옮긴 부분 역시 身心이라고 쓰고 すべて라고 읽게 되어 있다. 옮기는 입장에서는 힘들지만 일본어를 안다면 두 가지를 즐길 수 있어 하루카 가사를 옮기는 건 늘 재미있다.
刹那さが止まるまで
운명마저 멈출 때까지
들으면서도 늘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가던 부분이었는데 ‘刹那’가 단순히 찰나, 순간이라면 의미가 통하지 않아서 조금 찾아봤다. ‘찰나’는 불교에서 온 단어로 극히 짧은 순간을 가리키지만 생애 전체를 가리킬 때도 ‘찰나’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삶이 윤회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생애 전체도 그저 지나가는 짧은 순간인 거겠지. 그래서 저렇게 옮겨 보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해석일 뿐 정답은 아니다.
또 하나, 어순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개미 눈곱만큼 노력해 보았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어순이 같다고 하지만, 경험 상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더라. 영어를 옮길 땐 어순에 연연하지 않는데 일본어라고 본래의 어순을 벗어나지 못할 건 뭔가. 그래봤자 외국어는 외국어인데. 그렇게 생각한 뒤로 일본어 번역이 좀 더 재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심하면 함정에 빠지기 쉬운 건 역시 일본어. 이번 가사에서 어순에 얽매이지 않고 옮긴 부분은 여기.
君だけをずっと探し続けていた
늘 당신만을 찾았어
사실 이 문장을 옮기면서 고개를 갸웃하긴 했다. ずっと랑 続けていた를 같이 쓰면 의미 중복 아닌가? 하면서. 여태 아무 생각 없었지만 한 번 의식하기 시작하니 계속 신경 쓰인다.
You Could Call It Love by toyhto
45790 words
5년 탐사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며 우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던 커크의 집에 본부에서 연구를 하느라 바쁘던 스팍이 찾아온다. 스팍은 커크가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으로서 다시 한 번 5년 탐사를 나가게 되었고 자신은 연구 때문에 커크와 함께 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커크는 스팍을 데려가기 위해 스팍에게 결혼을 제안하고 스팍도 이에 동의한다. 그러나 스팍을 승선시키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던 이 결혼이…
아, 오랜만에 번역하고 싶은 픽을 만났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좋아하는 여러 클리셰 중 하나인 ‘선 결혼/후 연애’ 크으~!! 소재로 먹고 들어가는데, 육체적 묘사보다 감정 중심 묘사를 선호하는 것조차 내 취향이야… 그냥 다 내 취향이야 ㅠㅠㅠㅠ 좋은 부분이 많아서 발췌 번역도 힘들었다 ㅠㅠㅠㅠ 이 장면도 좋고, 저 장면도 좋고 ㅠㅠㅠㅠ
이 픽은 TOS의 스팍/커크를 상정하고 쓴 건데, 내가 파는 AU 스팍/커크로 봐도 전혀 문제 없었다. 나와 같은 클리셰 성애자들이라면 분명 좋아할 픽!!! (작가의 모국어는 핀란드어인데, 영어를 캐잘함…)
+
“함장님?”
스팍의 진지한 목소리에 짐은 의자에 앉아 창밖으로 바라보던 밤하늘과 그곳 어딘가에서 스팍과 함께 두던 체스 시합을 생각하느라 여전히 현관에 선 채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부르지 마.”
짐이 분위기를 풀어보려 웃었다.
“이제 난 네 함장이 아니잖아.”
“엄밀하게 따지면 그 말이 사실이겠지만 전 저희 관계를 고려해 말씀드린 겁니다. 아직도 제가 모시는 함장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
짐은 그 문제를 나중에 따지기로 했다.
I cannot stop thinking about you as my Captain.
My Captain. 스팍이 말하면 유난히 더 로맨틱하게 들리는 말.
+
“짐.”
스팍은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복도에 서 있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 결혼은 중지시키죠.”
짐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집에 도착한 건 고작 3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짐도 아직 충분히 진정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당황한 스팍을 이대로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스팍.”
짐이 자세를 바로하고 스팍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리 관계가 결혼할 만큼 친밀하지는 않다는 뜻이야?”
스팍이 짐을 노려보았다.
“함장님,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닙니다.”
“그럼,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는 거야?”
“절대 아닙니다, 함장님. 하지만…”
“아니면 다시 한 번 5년 탐사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바뀌었다는 건가? 지구에 남고 싶을 수도 있고, 다른 함장 휘하에서 근무하고 싶을 수도 있지.”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스팍이 급히 숨을 삼켰다.
(중략)
“스팍. 내가 너 없이 출항했으면 좋겠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 나랑 결혼하는 게 싫은 거야?”
스팍은 체스에서 졌을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함장님. 싫지 않습니다.”
“다행이야. 나랑 결혼하기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건 알겠지?”
짐이 숨을 멈췄다. 스팍이 짐을 바라보았다. 짐도 스팍을 바라보았다. 실내는 숨 막힐 정도로 고요했다. 스팍에게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짐’이라고 말할 충분한 시간을 줬음에도 스팍의 입이 굳게 다물어진 것을 본 짐이 입을 열었다.
“됐어, 그럼.
거짓말을 못해서 순순히 대답하는 스팍이 사랑스럽다 ㅠㅠㅠㅠ 커크, 이 복 받은 녀석 ㅠㅠㅠㅠ
+
“본즈?”
“내가 있다는 걸 기억해 줘서 참 고맙다.”
본즈가 한숨을 쉬었다.
“스팍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냅다 입술 박치기부터 해서 스팍이 놀란 거야, 아니면 허락 받고 한 거야?”
“물어는 봤지. 입 맞출 테니까 싫으면 물러나라고 말했다고.”
본즈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스팍도 네가 입 맞춰 주길 바란 거네.”
“아니야.”
짐이 얼굴을 구겼다.
“아니야?”
본즈가 눈썹을 잔뜩 구기며 되물었다.
짐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음, 그랬으면 스팍의 표정이 어땠을지 안다고. 근데 아니었어.”
“스팍이 거절했어?”
“아니. 근데 스팍도 나한테 입을 맞추는 게 아니라 그냥…”
“짐, 환장하겠다. 네가 입 맞췄을 때 스팍이 어떻게 했는지 말할 생각을…”
“아무 것도 안 했어.”
“음, 스팍답네.”
본즈가 팔짱을 꼈다.
“짐, 묻자마자 후회할 질문이라는 건 아는데, 의사로서 안 물을 수가 없다. 입 맞추니 좋든?”
짐이 눈을 깜박였다.
“어떻게 그런 걸 물어.”
“왜 못 물어. 그리고 물어봤잖아. 대답해.”
“그냥 걔 입술에 닿은 거야. 내 입술이.”
“입맞춤이네.”
“진짜 잠깐이었어. 걘 느낌도 없었을 걸.”
“짐, 아, 빌어먹을. 너 평소보다 상태가 더 이상해. 그러니까 네가 입을 맞췄는데 좋았다는 거잖아. 그러면 된 거지.”
“좋았다고는 안 했어.”
본즈가 한숨을 쉬며 눈썹 두 개를 치켜 올렸다.
“진짜 순식간에 끝났어. 좋았는지 어땠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래. 내가 아주 천천히 말해줄게. 네가 스팍한테 입을 맞추고 싶었고 스팍도 네게 입을 맞추고 싶었던 거면 네가 좀 놀랐다는 것 말고는 아무 문제도 없어. 그러니까 이제 가서 스팍이랑 얘길 하든가 해.”
“스팍이랑은 얘기 못해.”
“일단 내 의무실에선 나가라고. 하루 종일 여기에 붙어 있냐.”
짐이 일어섰다.
“그래. 근데 본즈. 내가 스팍한테 입을 맞췄다니 그게 믿어지는…”
“믿어지니까 잘 가라.”
클리셰라면 환장하는 본즈가 나와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내가 실수하면 알려줘.”
짐이 손끝으로 스팍의 손마디를 문질렀다.
“조금도 실수하실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장님.”
함장님이라, 짐이 생각하며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도록 스팍의 손을 뒤집었다. 그래, 좋아.
“조금도? 정말? 확률로 따지면 어느 정도지, 연구 장교?”
“엇…”
스팍이 입을 열었다. 짐은 손끝으로 스팍의 손금을 따라 그렸다.
“가능성은 72… 하고도… 어…”
“뭐라고? 연구 장교?”
“저는… 정확한 가능성을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지금은요.”
“안타깝네.”
(중략)
“그때쯤이면 저도 침대로 갈 겁니다. 잠들기 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군요. 함장님이 새로운 시간 왜곡 이론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전부터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
Captain이 아니고 Sir인데 어떻게 옮겨 ㅠㅠㅠㅠ 아무튼, 원래 금욕적인 친구가 흐트러지는 모습은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법. 이 소설에서 제일 에로틱한 부분을 시작 부분만 옮겨봤다. 커크와 스팍이 이성 잘 챙기며 서로를 위하려고 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근데 이성을 너무 잘 챙겼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에로틱하고 훈훈한데 웃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분위기 어떡할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예전에 번역한 거 다시 보면 오역 왜 이렇게 많냐;;;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근들어 내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이 정도는 바로바로 이해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바로바로 이해가 안 됨. 이 감각의 원인은 무엇인가. 영어 권태기가 왔는지 새로운 외국어가 배우고 싶다. 꽤 오래 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건 불어. 불어 배워서 프랑스어 노래 제대로 불러보고 싶다.